K-방산[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이 동시에 벌어진 지난해 유럽을 중심으로 무기 수요가 많이 증가하면서 세계 100대 방산업체의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한화그룹을 필두로 한 한국 방산 4사가 '세계 100대 방산업체' 목록에 계속 오른 가운데 국가별 매출 순위에서 한국은 전통의 방산 강국인 독일에 이어 10위에 올랐습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현지시간 1일 펴낸 '2024년 100대 무기 생산 및 군사 서비스 기업 보고서'에서 지난해 세계 100대 방산기업의 총매출이 6,790억 달러(약 997조원)로 전년보다 5.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세계 방산 매출은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전쟁, 전 세계 및 지역 차원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계속 치솟는 군사비에 힘입어 급격히 증가했다"며 "2018년 후 처음으로 상위 5대 방산기업 모두에서 무기 관련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화그룹,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K-방산 빅4'는 재작년에 이어 2년 연속 100대 방산기업에 포함됐습니다.

한화그룹,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한국 방산 4사의 합계 매출은 141억 달러(약 21조원)로 약 31% 증가했습니다.

한국 방산 4사의 매출이 세계 100대 기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재작년 1.7%에서 지난해 2.1%로 0.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국가별 매출액 순위에서 한국은 미국(49%), 중국(13%), 영국(7.7%), 러시아(4.6%), 프랑스(3.8%), 유럽 내 다국적기업(3.3%), 이탈리아(2.5%), 이스라엘(2.4%), 독일(2.2%)에 이어 10위를 기록했습니다.

SIPRI 연례 조사에서 한국은 K2 전차 등 기갑 전력을 중심으로 폴란드 대형 수출을 본격화한 재작년부터 전통적인 유럽의 방산 강국인 독일과 9∼10위권에서 경합 중입니다.

개별 기업별로는 한화그룹이 재작년 24위에서 지난해 21위로 세 계단 상승해 세계 20대 방산 기업 진입을 목전에 두게 됐습니다.

LIG넥스원(73위→60위)과 현대로템(84위→80위)도 각각 순위가 올랐습니다.

다만 KAI는 지난해 매출이 소폭 감소하면서 54위에서 70위로 순위가 내려갔습니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 네 곳의 무기 매출은 지난해 31% 증가해 전년에 이어 강력한 상승세를 이어갔다"며 "한화그룹은 자주포, 다연장로켓, 120㎜ 자주박격포의 수출 증가와 국내 납품 확대로 무기 매출이 42% 증가해 80억 달러에 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안보 위기감이 커진 유럽에서는 폴란드 등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군사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에 주력 무기 체계를 공급하던 미국과 유럽의 주요 방산업체들은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로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맞춰 제품을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국제 방산 시장에서 새로운 무기 체계 공급국으로 위상을 키워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냉전 이후 서방을 중심으로 재래식 무기 감축 흐름이 이어졌지만, 한국은 남북 대치라는 특수한 안보 환경으로 대규모 군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 포탄, 전차, 자주포에서 전투기, 군함을 아우르는 체계적인 무기 체계 생산 시스템을 가동해 왔습니다.

이는 결국 세계적으로 가장 신속하게, 우수한 성능의 무기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납품할 수 있다는 K-방산의 최대 강점으로 이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화그룹과 현대로템, KAI 등 국내 방산기업은 폴란드와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K-9 자주포, K2 전차, FA-50 경공격기 등을 수출해 왔습니다.

SIPRI는 세계적인 수요 증가 속에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방산 업체들의 생산 문제로 인한 납품 차질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소는 "(무기) 생산 업체들은 높은 수요를 바탕으로 실적을 끌어올렸고 생산 능력을 확충한 것도 사실이지만, 비용과 납기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도전 과제에 여전히 직면해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방산업체들의 매출이 나란히 증가했지만, 중국 기업들의 합산 매출은 전년보다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 100대 방산기업 총매출에서 중국 기업의 비중도 재작년 16%에서 지난해 13%로 줄었습니다.

SIPRI의 군비·무기 생산 프로그램 분석 책임자인 난톈은 "중국의 군수 조달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부패 의혹으로 지난해 주요 무기 계약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며 이는 중국군 현대화에 관한 불확실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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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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