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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불량' 소녀들의 해외여행기…변화의 첫 단추

사회

연합뉴스TV [현장IN] '불량' 소녀들의 해외여행기…변화의 첫 단추
  • 송고시간 2015-10-25 10:10:42
[현장IN] '불량' 소녀들의 해외여행기…변화의 첫 단추

[명품리포트 맥]

[앵커]

불우한 가정형편으로 인해 일탈의 길로 빠졌던 '비행청소년'들이 특별한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 후 아이들은 변화의 첫 단추를 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황정현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기자]

이번주 현장인에서는 조금 특별한 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한때의 삐뚤어진 생각과 행동으로 잘못된 길을 걸은 청소년들이 자신들을 되돌아보는 이른바 '반성여행'입니다.

청소년들이 떠나는 지구별 여행학교.

앞으로 펼쳐질 여정이 궁금한데요. 지금 출발합니다.

이번 여행지는 중국 남쪽 한 가운데에 자리한 구이저우성, 우리말로 귀주성입니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토속적인 풍취가 짙은 곳입니다.

여행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는데요.

10명의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첫 번째 만남.

자세는 금방 흐트러지고 자기소개 시간에도 대답을 하는 둥 마는 둥입니다.

<현장음> "아직 준비 안 됐는데요" (시간이 많이 흘렀잖아…)

결국 서먹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됩니다.

<이상진 / 여행업체 팀장> "아직 어색해하고 친숙하지 않아서 표현도 서툴고 한데 (남은) 기간동안 많은 프로그램 통해서…"

하지만 곧 수려하고 웅장한 자연의 모습 앞에 아이들의 마음도 조금씩 열리기 시작합니다.

<이다영(가명) / 보호관찰대상 청소년> "폭포 보니까 엄마 생각도 나고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같이 여행오고 싶어요."

담배와 술에 빠져 신분증을 위조했다가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다영이.

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이번 여행을 통해 간호사의 꿈도 꾸게 됐습니다.

아버지의 폭언 등에 못 이겨 집을 나섰다가 남의 물건을 훔친 지현이 역시 생각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박지현(가명) / 보호관찰대상 청소년> "다른 나라도 가보면서 자기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에도 있어보면서 그곳에서 적응하면서…"

고작 열 명의 아이들 사이에서도 편가르기가 뚜렷했는데요.

길거리 문화공연은 화합을 도모하는 기회였습니다.

이곳은 6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천룡둔보 마을입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소고춤과 설장구 연주를 선보였습니다.

서로 장단에 맞춰 춤을 추다보면 어느새 경계심은 저 멀리 사라집니다.

<조혜진(가명) / 보호관찰대상 청소년> "처음에는 솔직하게 이거 왜 시키나 창피한데, 하기 싫다, 그랬는데 다 같이 연습하고 사람들 앞에서 춤추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또 팀별 게임은 단체생활에 적응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자세를 이끌어내는 데에도 효과적이었습니다.

<팀별 게임 장면> "이 건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해요." "감사합니다."

마지막날 밤 여전히 장난끼 많은 아이들.

하지만 표현에 서툴렀던 아이들도 조금씩 변했습니다.

<임진솔(가명) / 보호관찰대상 청소년> "공짜로 (해외여행) 보내주신 것도 감사하고 여행와서 다 같이 도와주신 것도 감사했어요."

보호관찰소에서의 모습과는 또다른 아이들의 행동에 선생님들도 뿌듯해집니다.

<김용옥 / 동부보호관찰소 과장> "마음의 문을 열고 아이들의 심성이 변화되는 것도 같고 처음보다는 친밀감을 느끼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

아이들은 어떤 계획을 세웠을까요.

<정가혜(가명) / 보호관찰대상 청소년> "여러가지 범행을 저질러서 (보호관찰소에) 들어갔는데 이런 계기를 통해서 내 꿈 좋아하는 것 춤·운동 그쪽 방향으로…"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이들은 변화의 첫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 귀주성에서 현장인이었습니다.

연합뉴스TV: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yjebo@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