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새 많이 들리는 말 중에 금수저, 흙수저 이런 말들이 있죠.
부모들의 경제적 지위가 자녀들에 그대로 대물림되는 현상을 꼬집는 말인데요.
이 말이 그냥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현실화하고 있다는 걱정스런 실증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정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부모님은 항상 내게 경제적으로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한다. 나는 흙수저라는 말이 싫다." SNS에 올라온 한 대학생의 글입니다.
비싼 등록금,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에게 이 글처럼 부모의 재산에 따라 자식의 계급을 나누는 이른바 '수저 계급론'은 단연 화두, 그런데 이 수저론이 그저 비판적 이야깃거리가 아니라 지난 4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 하나의 추세였다는 실증분석이 나왔습니다.
개인의 노력으로 번 소득보다 상속받은 자산이 경제적 지위를 결정할 가능성이 커져 왔단 겁니다.
실제 상속, 증여자산은 1980년대 한국인의 개인자산 중 27%에 그쳤지만 2000년대에는 42%까지 늘었습니다.
평균자산이 100만 원이라면 물려받은 자산이 30년 전엔 27만 원이었지만 지금은 42만 원이란 이야기입니다.
국민소득 대비 연간 상속액의 비율도 1980년대 5%에서 8%대까지 치솟았습니다.
<김낙년 /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고령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고, 저축률도 낮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상속이 (자산에) 기여하는 비중은 훨씬 빠르게 높아질 것…"
점점 현실화하는 수저계급론, 금수저를 부러워하기보다,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좋은 흙을 받았다'며 큰 나무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젊은이에게 용기를 심어줄 사회적 시스템 마련이 절실합니다.
연합뉴스TV 정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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