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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족집게] 현실화된 조기 대선…여야 잠룡들 "이제부터 본격 경쟁"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 족집게] 현실화된 조기 대선…여야 잠룡들 "이제부터 본격 경쟁"
  • 송고시간 2016-12-11 09:01:00
[여의도 족집게] 현실화된 조기 대선…여야 잠룡들 "이제부터 본격 경쟁"

[명품리포트 맥]

[앵커]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탄핵열차는 이제 가결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했습니다.

헌법재판소 선고 시기에 따라 대선은 애초보다 반년 안팎 가량 당겨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탄핵정국에서 대권 언급은 자제했던 여야 잠룡들의 행보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김남권 기자가 여의도 족집게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국회로부터 탄핵의 공을 넘겨받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하지 않는다면 대선은 내년 상반기에 치러질 가능성이 큽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물러나는 내년 1월말 이전에 탄핵안이 인용되면 대통령 궐위시 60일 이내 대선 실시라는 헌법에 따라 대선은 3월 중에 치러지게 됩니다.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내년 3월13일 이전에 인용되면 내년 5월, 법에 규정된 심리기간 180일을 모두 소화하면 내년 8월 대선이 실시됩니다.

대선 시간표가 대폭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다 보니 여야 잠룡들은 대선정국 대응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촛불정국에서 잠룡들은 역풍을 우려해 대권 행보를 자제했지만 이제는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탄핵 정국의 호재에도 지지율이 답답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인 10월 18%, 촛불민심이 들끓은 12월 20%로 별 차이가 없습니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 정체는 초기 거국내각 구성을 제안했다가 즉각 퇴진으로 노선을 바꾸는 등 민심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탓으로 보이지만 확장성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에 더 무게가 실립니다.

이에 따라 중도보수층 공략을 강화하는 등 대선 전략을 재검토하며 다시 신발끈을 조여맬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탄핵 국면을 주도한 '촛불민심'과 연대감을 높이며 지지세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잠재적 여권 잠룡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중도진보로의 확장성 문제 등 무거운 숙제를 떠안았습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의 지지율은 10월 27%로 선두였지만 12월 20%로 미끄러지면서 문 전 대표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습니다.

다만 이 기간 새누리당 지지율이 28%에서 13%로 '급전직하'했다는 점과 반 총장이 현실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선방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언론 인터뷰에서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에 분노를 표시하는 등 멀리서도 촛불민심과 동떨어지지 않는 행보를 보인 게 지지율 선두권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내년 1월 귀국 예정인 반 총장에게는 정치권의 양극단과 거리를 두면서 중도보수 세력을 흡수하는 것이 과제로 꼽힙니다.

탄핵 정국에서 가장 수혜를 입은 잠룡이라면 단연코 이재명 성남시장일 것입니다.

최순실 게이트 사태 초기부터 박 대통령 퇴진과 탄핵을 일관되게 주장한 것이 분노한 촛불민심의 전폭적인 호응을 끌어낸 것이 주효했습니다.

한국갤럽 10월 정례조사에서 5%였던 이 시장의 지지율은 12월 18%로 급등해 문재인-반기문과 3강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노무현 후보의 돌풍, 이른바 노풍에 비유될 정도입니다.

<김종인 /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제가 보기에는 (이 시장이) 앞으로도 더 약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민의를 재빠르게 읽었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죠."

이 시장은 조기대선 국면에서 트레이드 마크인 선명성을 더 강하게 밀고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탄핵 정국에서 가장 상처를 입은 주자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입니다.

이재명 시장에게 추월을 허용하며 12월 지지율이 8%로 떨어졌습니다.

국민의당이 탄핵 공조를 고리로 새누리당 비주류와 정계개편을 모색하려는 모습을 비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

이런 점에서 안 전 대표는 당분간 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른 후발 주자들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탄핵안 가결에도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등 선명한 야당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나섰습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탄핵안 가결 다음날 부산을 찾아 "친문 동지 여러분도 열린 마음으로 관심을 보여 달라"고 호소하는 등 범친노 세력의 정서를 자극하는 모습입니다.

새누리당에선 잠재력이 크다는 유승민 의원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당 재건을 주도할 비대위원장을 맡는다면 조기대선 정국에서 여권 대권주자로서 각인될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기 대선은 불통 정부에 환멸을 느끼던 국민들이 최순실 게이트를 기화로 레드카드를 꺼내든 결과물입니다.

양극화로 고통받는 민생과 시대정신을 정확히 읽고 나라를 업그레이드시키라는 정치권과 잠룡들에 대한 호소로도 볼 수 있습니다.

탄핵소추로 인해 성큼 다가온 대선정국.

대권을 쟁취하기 위해 촛불민심부터 껴안으려는 잠룡들의 경쟁이 불꽃을 튀길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족집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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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