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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이슈] 구제역ㆍAI 첫 동시 '심각'…구멍난 방역망

경제

연합뉴스TV [라이브 이슈] 구제역ㆍAI 첫 동시 '심각'…구멍난 방역망
  • 송고시간 2017-02-10 09:25:56
[라이브 이슈] 구제역ㆍAI 첫 동시 '심각'…구멍난 방역망

<출연 : 연합뉴스TV 경제부 홍정원 기자>

[앵커]

정부가 어제 구제역으로는 2010년 이후 7년만에 '심각'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올 겨울 첫 구제역이 지난 5일 발생했으니 닷새만에 위기경보단계를 최상위단계로 격상시킨 겁니다.

조류인플루엔자, AI 사태에 이어 구제역까지, 가축 전염병이 확산하면서 농가는 물론 소비자들의 걱정이 큰데요.

구제역 사태, 얼마나 심각한지 경제부 홍정원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닷새만에 가축전염병 최상위 경보가 발령됐어요.

국민들의 불안도 높아진 상태인데요.

얼마나 심각하길래 이렇게 빨리 최상위 경보를 발령했느냐 하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먼저 위기경보단계가 뭐냐, 하는 설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구제역과 같은 1종 가축전염병이 발생을 하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의 재난'으로 보고 경보단계를 발령합니다.

구제역 지난 5일 충북 보은 젖소농가에서 올 겨울 첫 번째 구제역이 발생했고, 연이어 전북 정읍과 경기도 연천에서도 발생했습니다.

어제 충북 보은 한우농장에서 추가로 양성판정이 나오면서 총 네 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는데요.

보은 2곳과 정읍에서 나온 구제역과 연천에서 나온 구제역의 종류가 달랐는데, 동시에 두 종류의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구제역이 현재까지 딱 네 군데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는데, 이게 그 정도로 심각한 일인건가요?

[기자]

이번에 정부가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올린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서로 다른 두 유형의 구제역 바이러스가 동시에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기도 연천군에서 A형 구제역 바이러스 감염사례가 나온 것이 결정적이었는데요.

그간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거의 O형 바이러스였기 때문에, 방역대책도 O형 구제역 발생에 초점을 맞춰 짜놓은 상탭니다.

백신도 O형 구제역에 포커스를 두고 비축을 해놓은 상태에서, 예상도 못했던 A형이 나온 겁니다.

현재 우리 정부가 가지고 있는 A형 구제역 백신이 이번에 발생한 A형 구제역에 얼마나 효력이 있는지조차 현재 검증이 안 된 상태고요.

심지어 비축 중인 A형 백신 물량조차도 190만 두 정도에 불과해 돼지 접종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백신을 소에만 놓는다고 해도 전체 사육소의 절반 정도밖에 접종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일단 정부는 영국에 백신 제조사를 통해 될 수 있는 한 많은 양의 백신을 수입해온다는 입장인데, 이게 오늘부터 수입이 시작된다고 해도 국내에 들어오기까진 일주일 정도가 걸립니다.

[앵커]

심각경보를 발령하면 정부의 대책도 이전보다 강력해질 것 같은데, 어떤 조치가 취해지나요?

[기자]

먼저 전국 주요 도로에 통제·소독거점이 마련됩니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훨씬 더 촘촘하게 방역망을 짜는 거죠.

또 전국의 소·돼지 등 우제류 가축 시장이 잠정 폐쇄되며, 살아있는 가축의 이동이 금지됩니다.

축산 차량에 대한 일제 소독도 오늘과 15일 이틀에 걸쳐 펼칠 계획입니다.

24시간 이내에 살처분과 매몰을 모두 마무리해 사체로부터의 오염도 최소화할 방침입니다.

기존에 운영 중이던 AI 관련 정부 기구들은 모두 구제역과 AI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편되고, 인력과 장비가 충원됩니다.

[앵커]

이런 조치들을 하면 조기에 구제역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요?

더 필요한 조치는 무엇이 있을까요?

[기자]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에 검출된 바이러스에 꼭 맞는 백신을 찾아 접종을 하고, 항체가 형성될 때까진 차단방역에 주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농가와 방역당국이 한 마음으로 총력을 다해 반드시 이번 구제역을 조기에 종식시키겠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 탁상행정도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아야 사태의 장기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일례로, 지금 보고 계신 표는 지난 5일 충북 보은 젖소농가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하자, 정부가 주변 3Km, 보호지역 내에 있는 농가의 감염여부를 일제검사했다면서 배포한 겁니다.

잘 보시면 젖소농가만 있는데, 결국 발생농가 바로 옆 1.3Km 떨어진 곳에 있는 한우농가에서 어제(9일) 양성판정이 나왔습니다.

왜 젖소농가만 검사를 했느냐, 물어봤더니, 젖소농장에서 구제역이 나와서 젖소농가만 검사를 했다는 답변이 돌아왔어요.

구제역은 소 뿐만 아니라 돼지, 사슴, 양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 동물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는데, 젖소농가에서 구제역이 나왔으니 젖소농가만 검사를 했다는 것은 말 그대로 탁상행정인 셈이죠.

[앵커]

돼지는 어떤가요?

돼지는 소보다 항체형성률이 낮다고 하던데, 돼지에 전파될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아직 돼지에서 감염사례가 나오진 않았지만 돼지농가 방역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일단 한번 번지기 시작하면 돼지가 소보다 구제역 확산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돼지의 경우 소보다 훨씬 좁은 공간에 여러 마리를 빽빽하게 가둬 키우는 '밀식 사육'을 하기 때문에 한 마리가 걸리면 농장 내 모든 돼지들에게 순식간에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항체 형성률이 소보다 떨어지는 것도 우려할만한 부분입니다.

정부가 밝힌 전국 돼지 농가의 항체 형성률은 75.7%로, 소 농가의 97.5%보다 크게 떨어집니다.

아직 그 이유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돼지 10마리에 백신을 접종해도 2~3마리에서는 구제역을 견딜 만한 수준의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얘긴데요.

이런 이유 때문에 과거 감염 사례만 봐도 구제역 피해는 대부분 돼지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다만 백신 접종이랄지, 소 농가보다 훨씬 철저하게 검사를 하기 때문에 대규모로 전파될 가능성은 일단 크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구제역도 구제역이지만, AI도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하던데요.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올 겨울 전국을 휩쓴 AI와는 다른 유형의 AI의 농가 발생이 결국 현실화됐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AI는 H5N8형인데요.

올 겨울 AI 이전까지 역대 최악의 AI라는 평가를 받던 2014년 창궐했던 그 AI입니다.

오리와 친화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잠복기가 길고, 감염되도 임상증상이 뚜렷히 나타나지 않아 박멸이 어려운 유형입니다.

사실 이전부터 철새 폐사체나 철새 분변에선 이 유형의 AI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검출이 됐었는데요.

특히 이번에 H5N8형 AI가 발생한 농가의 경우 농장을 드나든 사람이나 차량, 플라스틱 파레트가 이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입니다.

농장을 드나들 때 철저히 소독만 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기도 하죠.

예고된 인재라는 얘깁니다.

두 종류의 AI와 두 종류의 구제역까지, 총 4종류의 1종 가축전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인거죠.

방역당국도 제한적인 인력으로 AI와 구제역 모두를 대응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경제부 홍정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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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