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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의 건강 36.5] 20년째 생존율 제자리 췌장암…조기 발견이 최선

경제

연합뉴스TV [김지수의 건강 36.5] 20년째 생존율 제자리 췌장암…조기 발견이 최선
  • 송고시간 2017-04-13 08:59:19
[김지수의 건강 36.5] 20년째 생존율 제자리 췌장암…조기 발견이 최선

<출연: 연합뉴스TV 김지수 보건담당기자>

[앵커]

배우 김영애 씨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췌장암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이전에도 스티브잡스,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유명인이 이 병으로 사망할 때 관심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의료계에서는 20년째 생존율이 나아지지 않은 고약한 암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김지수 보건담당기자와 함께 췌장암 조기 발견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의료기술의 발전 속도는 하루가 다른데 생존율이 20년째 제자리라면 치료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암인거 같은데요.

설명 좀 해주시죠.

[기자]

우선, 췌장은 '이자'라고도 불리는 기관인데요.

췌장암은 여기서 발생하는 암입니다.

국내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990년대 9.4%에서 2014년 10.1%로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 말은 환자 10명 중 9명은 사망한다는 건데요.

이런 저조한 생존율이 20년째 제자리여서 문제입니다.

치명적인데도 조기 발견이 잘 되지 않는 암입니다.

췌장암은 조기 치료가 가능한, 즉 수술이 가능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는 대략 20%입니다.

왜 이렇게 진단이 어려울까, 궁금하실 겁니다.

초기 증상이 없는 것도 이유이지만 검진에서 잘 잡히질 않습니다.

췌장의 위치 때문인데요.

췌장은 위 뒤쪽에 있으면서 양 옆은 비장과 십이지장 등에 가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복부 초음파를 해도 발견이 쉽지 않습니다.

[앵커]

췌장이 몸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데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도 없다면서요?

[기자]

췌장은 전체의 80%가 망가지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습니다.

배가 아프거나 소화가 잘 안되는 증상, 황달이 나타날 정도가 되면 이미 진행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암을 발견할 경우 80%는 수술로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인 것이죠.

주변에 대동맥과 같은 중요한 혈관이 많고 췌장을 둘러싸는 막이 따로 없어서 복강, 간 등으로 전이가 잘 됩니다.

이렇다면 췌장암에 잘 걸린다고 볼 수 있는 고위험군이라도 있으면 조기 발견이 쉬울텐데, 고위험군이라고 할 만한 집단이 뚜렷하게 없습니다.

그래도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50세 이상인데 급격한 체중 감소, 원인을 모르는 상복부의 통증이 느껴질 때입니다.

윗쪽 배의 통증이 일반적인 복통과 다르다고 합니다.

황달, 소화 불량, 지방변이 있을 때, 가족력이나 비만이 없는데도 최근에 당뇨병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는 췌장암을 의심해보고 복부 초음파부터 검사해보는 게 권고됩니다.

국제성모병원 맞춤형암치유병원장 정철운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정철운 /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교수> "건강검진, 조기 검진 목적을 위해서는 초음파가 간단하니까 뭔가 담도의 확장이 있다든가 췌장 주위에 뭔가가 있는 거 같다면 그로 인해 CT, MRI 검사를 한다든가 더 나은 영상 진단으로 발전시킬 수 있잖아요…조기 발견의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앞서 췌장암이 4년새 30%나 급증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유는 뭐죠?

[기자]

우선 사회 고령화입니다.

70세 전후에 발생률이 가장 높을 정도로 노화가 큰 영향을 끼치고요.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음주, 흡연을 해온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암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 췌장암에 대한 관심이 시급하다는 겁니다.

고위험군을 딱히 규정짓기는 힘들지만 유심히 볼 질환이 있는데, 만성 췌장염입니다.

만성적인 췌장염이 꼭 암으로 진행된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암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상당해서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그런 사례들이 적지 않으니까요.

췌장이 오랜기간 염증으로 인해서 세포에 변이가 생기면 결국 암이 되지 않겠냐는 지적입니다.

계속해서 정철운 교수의 설명입니다.

<정철운 /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교수> "전체적으로 췌장암의 발생률을 보면 북미, 유럽 쪽이 우리나라보다 사실 많아요. 그쪽 사람들 중에서 음주한지 오래된 경우가 있고…아무래도 췌장이 오랜기간 염증으로 인해 세포의 변이가 생기면 결국 암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들을 많이 가지고 있죠."

[앵커]

만성 췌장염이 있다면 정기 검진이 필요하겠어요.

췌장암의 치료는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법은 수술뿐입니다. 다행히 새로운 치료에 대한 연구가 한창입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잡스의 경우 췌장암 치료를 위해 2011년 세계 최초로 개인 유전체 서열 분석을 의뢰한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자신의 암세포 유전정보를 분석해 암 치료법을 찾으려고 시도한 것이죠.

비록 실패했지만 이를 통해 맞춤형 암 치료의 장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암 치료에 있어 환자 유전정보를 이용한 방법이 어디까지 왔는지, 계속해서 정철운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정철운 /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교수> "이제는 우리 몸에 있는 모든 유전체의 어떤 변이를 총체적으로 판단하는 방법들이 개발된 거죠. 그런 패턴을 우리가 알고 그런거를 기존에 알고 있는 데이터, 소위 '캔서패널'이라고 하는데 그런 것과 대조해서 '이 분은 적어도 이런 암이 생길 수 있겠다, 이런 유전체 변이가 있을 수 있겠다, 이런 약이나 알레르기에 대해 뭐가 문제가 있겠다'와 같은 총체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는데 문제는 해석 방법이 초보 단계이지만…"

부연하자면 같은 암의 같은 병기라고 해도 어떤 사람은 항암제가 잘 듣는 반면 어떤 사람은 부작용에만 시달릴 수 있습니다.

환자 개인의 유전정보에 대한 해석이 가능해지면 이런 간극 줄일 수 있습니다.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법이 만들어진다고 보는 건데요.

여러 진료과목의 의사들이 모여서 환자 한 명에 대한 맞춤형 치료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죠.

계속해서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정철운 /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교수> "환자 개개인의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암의 진단·치료·앞으로 예방법을 환자와 더불어서 이야기하려고 하고…암의 치료에 있어서 치료라는 말보다 '치유'라는 말을 씁니다…환자가 느끼는 좌절이라든가 암을 안고 살면서 어떻게 먹어야 되는지 어떻게 활동해야 되는지 통증이 있을 경우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는지 혹은 이기지 못하는 단계에 왔을 때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되는지…"

[앵커]

이런 치료법이 좋은 결과를 내려면 결국 조기 발견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죠?

[기자]

중요한 건 바로 그겁니다.

아무리 우수한 치료방법이라고 해도 조기에 발견돼야 치료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는데 췌장암은 현재까지 조기 발견이 잘 안 된다는 것이죠.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 만성 췌장염을 앓고 있다면 정기적으로 초음파, 복부CT와 같은 정기 검진을 주치의와 잘 상의해 실시하는 게 중요합니다.

건강한 사람도 췌장암의 위험인자인 흡연, 음주를 줄이고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앵커]

김지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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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