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선은 승자와 동시에 패자가 생기는 냉정한 레이스입니다.
후보들은 절대 질 수 없다는 각오로 선거에 임할 수밖에 없는데요.
가끔씩 각오를 이야기할때 살벌한 말들이 오가기도 합니다.
대선 따라잡기에서 박상률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대선 따라잡기, 오늘은 짧은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ㅇㅇ강에 빠져 죽다'.
갑자기 무슨 얘기냐고요?
저 표현 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으셨습니까?
선거에서 승리를 갈구하는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상투적으로 반복되는 표현이죠. 일단 한 번 들어보실까요?
<홍준표 / 자유한국당 후보> "비겁한 투표하지 말고 (기호) 2번 찍고 안되면 낙동강에 빠져 죽자, 같이."
대구를 찾은 홍준표 후보는 '낙동강에서 빠져 죽자'고 했습니다.
영남에서 낙동강이 나왔으니 서울에선 한강이 빠질 수 없겠죠.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 "60% 지지를 받는데 우리가 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다 한강가서 빠져야 되겠죠."
<문재인 /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까 우리 추미애 대표께서 한강에 빠져야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아마 제가 제일 먼저 빠져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표현의 원조는, 지금은 구속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입니다.
25년 전 14대 대선 때, 당시 김기춘 전 법무장관은 부산의 한 복집에서 지역기관장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남이가, 이번에 안되면 영도다리에 빠져 죽자"는 말을 해 세상을 시끄럽게 했습니다.
바로 '초원 복집 사건'입니다.
참고로 당시 대선은 '영도다리에 빠져 죽자'던 김 전 실장의 바람대로 마무리됐습니다.
흔히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를 말할 때 '배수진을 친다'고 하죠.
등 뒤에 강물을 두고 죽을 각오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표현입니다.
선거에서 지는 쪽은 그야말로 '초상집'이 되곤 하는데요.
절대로 져선 안 된다는 선거의 잔인한 이면을 잘 보여주는 표현이 바로 '강물에 뛰어들자' 아닐까요?
그래도 지나치게 살벌하긴 하네요.
지금까지 대선 따라잡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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