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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족집게] 탈권위 소통의 한달, 국민 갈증 씻고 새출발 준비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 족집게] 탈권위 소통의 한달, 국민 갈증 씻고 새출발 준비
  • 송고시간 2017-06-11 08:55:02
[여의도 족집게] 탈권위 소통의 한달, 국민 갈증 씻고 새출발 준비

[명품리포트 맥]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무난하게 취임 한 달을 넘겼습니다.

탈권위와 소통 행보로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선사하면서 국정운영의 단단 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오늘 여의도 족집게에서는 문 대통령의 취임 한 달을 조명하면서 앞으로의 과제가 무엇인지 진단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국민이 뽑은 대통령의 권력이 일개 민간인의 손에 놀아났던 대한민국, 이것이 나라인가라는 탄식은 분노한 민심과 정권교체의 열망을 동시에 담아낸 말이었습니다.

촛불의 힘으로 문재인 정권이 탄생한지 한달, 이제 우리 사회는 최순실 게이트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 정상 궤도에 빠르게 올라섰습니다.

<윤영찬 /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이게 나라냐고 물으며 촛불을 들었던 국민께 답하기에 노력했습니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나라다운 나라로 가야한다는 목적의식은 분명합니다. 그런 국정철학에 터잡아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청와대가 밝힌 소회대로, 문재인 정권 한 달을 압축하는 키워드는 탈권위와 소통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풍경이지만, 많은 국민들은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격식을 깬 모습에 감동하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국회에서 조촐하게 진행된 취임식은 작지만 큰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이 되어 가장 강력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따뜻한 대통령, 친구 같은 대통령으로 남겠습니다."

친구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다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파격은 시작됐습니다.

대통령부터 구중궁궐 본관을 떠나 비서동에서 집무를 보기 시작했고,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담소하며 3천원짜리 점심을 먹었습니다.

유럽의 제왕들이 즐겨먹었던 송로버섯 트러플과 샥스핀, 캐비아를 식탁에 올려놓고서 민생과 서민을 얘기하는 대통령이 아니었습니다.

대신 손에는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었고, 첫 주말에는 구중심처를 벗어나 기자들과 청와대 뒷산에 올랐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괜찮습니다. 이거 뭐…아니, 아니. 아니, 아니. 옷 벗는 것 정도는 제가 할 수 있습니다."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주요 사안은 직접 국민에 알리겠다던 약속도 지켰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새 정부 첫 인사를 제가 직접 국민들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오늘처럼 국민들께 보고드릴 중요한 내용은 대통령이 직접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준비된 원고를 대통령이 읽고 이를 참모들이 열심히 수첩에 받아 적는 편전 회의도 사라졌습니다.

사전 결론도 계급장도, 수첩도 없는 '3무(無) 회의'를 주문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이제 수보회의는 과거에 어떻게 운영해 왔다는 건 다 잊어버리십시오. 문재인 정부답게 새롭게 하는 겁니다."

<임종석 / 대통령비서실장> "대통령님 지시사항에 대해서도 이견을 얘기할 수 있습니까?"

<문재인 / 대통령> "대통령 지시에 대해서 이견을 제기하는 것은 해도 되느냐가 아니라 해야 할 의무입니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외부 행사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졌습니다.

취임 후 첫 대규모 행사였던 5.18 기념식에선 광주항쟁 희생자의 딸을 뒤쫓아가 눈물로 포옹하고, 현충일 추념식 때는 4부 요인이 아닌 북한의 지뢰도발로 다리를 잃은 용사들을 대통령 옆자리에 앉게 했습니다.

<부상 제대군인 가족> "비무장지대, GOP에 적군지뢰부터 아군지뢰까지 너무 많거든요. 다음에 입대할 병사들을 위해서 지뢰 제거하는 데에도 힘을 많이 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국회가 동의 해준다면, 국가보훈처의 위상부터 강화하겠습니다.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겠습니다. 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 그 가족이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국민 소통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현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 애환을 들었고, 교단을 찾아가선 초등학생들과 미세먼지 대책을 얘기했습니다.

일선 소방서를 방문해선 검게 타버린 소방장비들을 직접 만져봤습니다.

시민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온몸으로 불길을 막았던 소방대원들의 흔적이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이건 정말 귀감으로 두고두고 보여줄만한 것 같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구조 기다리는 국민들에게 우리 소방관들이야말로 바로 국가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분석할 때 유쾌한 정숙씨로 불리는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친근감 있고 소탈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가 새로운 대통령 부인상을 제시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김정숙 여사> "5년 동안 청와대 갔다가 다시 와서 남편이 살겠다고 합니다. 그때까지 지금 모습 변하지 말고 건강하게 계시고요."

문 대통령의 파격 행보는 탈권위와 소통에 목말랐던 국민들에게 신선한 청량제 역할을 하며 국정 개혁에 속도를 불어넣었습니다.

지난 대선 때 설정한 도덕적 기준 때문에 조각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국정운영의 동력이나 다름없는 대통령 지지율을 고려하면 조만간 난관을 뚫고 국정운영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란 전망입니다.

그러나 과거 사례에서 보듯 보여주기 정치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대통령 문재인의 숨은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높은 지지율도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진정한 출발선에 섰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족집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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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