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1 0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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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반복되는 가뭄 재해…단기 대응 안 통한다
[명품리포트 맥]

[앵커]

땅은 타들어 가고 농작물은 바싹 마르고 먹을 물마저 부족한 상황, 먼 아프리카 대륙의 얘기가 아닌 지금 한국의 현실입니다.

올봄 강수량은 역대 세번째로 낮은 수준이어서 가뭄의 고통도 피부에 와닿고 있습니다.

이번주 현장IN에서는 오예진 기자와 함께 한국을 덮친 가뭄 실태를 살펴보고 대책을 모색해 봤습니다.

[기자]

지난달 31일 찾은 전남 신안군의 한 농업용 저수지 입니다.

농번기를 맞아 논이나 밭에 한참 물을 대고 있어야할 바닥이 한번도 물을 머금지 않았던 땅처럼 갈라져 있습니다.

인근 무안군의 간척지 논은 땅속 염분이 못자리에 스며들어 벼모종이 잡풀처럼 바싹 말라버렸습니다.

올봄 서울, 경기, 강원, 충청, 전남 등을 중심으로 한반도를 강타한 가뭄은 곳곳에 상흔을 남겼습니다.

바싹 타들어가는 토양에 농작물은 채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시들어 버리고, 생활 용수 마저 모자란 곳도 많습니다.

지난 6일과 7일 오랜만에 단비가 내리긴 했지만 전국 평균 강수량은 16.6mm에 그쳐 해갈에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곳은 충남 서부 8개 시군의 용수원인 보령댐입니다.

6일과 7일에 걸쳐 이 지역에만 약 20mm 정도의 비가 내렸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가뭄에 따른 고통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중선 / 강원도 춘천시 서면> “옥수수 심었는데 이게 씨앗도 안 나오고 그래서 다시 심어서 지금 (싹이) 나왔는데 농작물이 보시다시피 아주 조금 밖에 안 나왔습니다. 이래가지고 농민들이 살 수가 없어요.”

<김연옥 / 강원도 춘천시 서면> “(화장실은?) 안에 못해요. 물이 안 내려가는 걸 못하죠. 그냥 바깥으로 나가는 거죠. (마실 물은?) 받아다 병에다 놓고 먹어요.”

8일 기준으로 올해 전국 누적 강수량은 182.8mm로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세 번째로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가뭄 피해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중앙 정부와 지자체는 급히 대책회의를 열고 긴급 예산을 편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매년 반복하는 단기 대책만으로는 제대로 대처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한국의 가뭄발생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각각 세 차례에 그쳤던 가뭄 발생 연도는 2000년대 들어 9차례로 급속히 늘었습니다.

2010년 이후에도 올해까지 4차례나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가뭄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박수진 교수 / 서울대 지리학과> “국토 관리에 있어서 지나치게 토목공사 중심에 대규모 댐이나 보나 저수지 건설에 많이 치중한 것 같아요.

정부부처 부분에 있어서도 너무 물 관리하는 부처가 많이 나누어져 있고 또 지역별로 물 관리 전문가들이 굉장히 부족한 실정이고요.

지역 형편을 고려해 가뭄에 잘 대처한 사례도 있습니다.

금강수계에 있는 대청댐이 그 예입니다.

지금 제가 나와 있는 이곳은 올해 최악의 가뭄이 닥친 충청권에 있는 대청댐입니다.

그러나 가뭄지역에 있는 댐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고 있는데요.

비가 내리기 직전인 5일 기준 수위는 69.79m, 비가 그친 7일 오전 기준 수위는 69.61m로 작년은 물론 예년 수준까지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정의택 / 수자원공사 대청댐관리단장> “작년 여름에 홍수기때 많은 비가 와서 그 물을 가득 담아놨었고 이후에는 가뭄에 대비해서 하루에 필요한 최소량만 공급해서…”

그러나 이런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당국도 나름의 노력은 하고 있지만 가뭄을 피부로 겪는 국민 입장에서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합니다.

<이성호 / 강원도 춘천시 서면 안보2리 이장> “2018년까지 광역수도가 들어온다고 했는데 여기 아직까지 착공을 안하고 있으니 예산 타령만 하고 있으니 이래서 되겠냐고요.”

한국의 가뭄 발생 주기는 점점 짧아져 최근에는 거의 매년 겪는 실정입니다.

가뭄이 발생하면 생활용수 제한은 물론 농작물 피해와 이로 인한 가격 상승 등 여러가지 피해가 만만치 않은데요.

이제는 가뭄이 상시적인 재난이 된 만큼 국가에서도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의 정책을 수립해야 할 때인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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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Category: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