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증인석에 선 '왕실장' 김기춘 "차라리 사약을"

사회

연합뉴스TV 증인석에 선 '왕실장' 김기춘 "차라리 사약을"
  • 송고시간 2017-06-28 20:11:20
증인석에 선 '왕실장' 김기춘 "차라리 사약을"

[앵커]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배후에서 지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직접 증인석에 섰습니다.

'모르쇠' 태도는 여전했는데 대통령을 잘 모시지 못한 죗값을 치러야 한다며 차라리 사약을 받겠다고 한탄했습니다.

김민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청문회 때 국정농단 관련 의혹들을 '알지 못한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증인석에 올랐습니다.

재판 받는 피고인으로 신분이 바뀌었고, 환자복 차림으로 외모는 달라졌지만 조목 조목 혐의를 부인하는 태도는 변함 없었습니다.

김 전 실장은 재임 시절 '블랙리스트'라는 단어 조차 들어보지 못했고 문화계 지원배제 명단에 대해 누구로부터 보고받은 일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국정원에서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좌편향 단체' 관련 보고서에 대해선 "3~4일 전 모임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 팔십 먹은 노인이 3~4년 전의 일을 기억하기는 어렵다"고 나이탓으로 돌렸습니다.

신문 도중엔 재판을 받는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모시던 대통령이 구속된 데 대해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탓이라고 한탄한 김 전 실장은 과거 왕조시대 같으면 망한 정권에서 도승지를 했다면 사약을 받지 않았겠느냐며, 만약 특검에서 사약을 받으라고 하면 깨끗이 마시고 이 상황을 끝내고 싶다고도 토로했습니다.

건강상태를 언급하면서, 자신의 소망은 언제가 됐든 밖에 나가 죽었으면 하는 것이라며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따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모두 7명에 대해 다음달 3일 결심공판을 열기로 했습니다.

이르면 다음달 말에는 '블랙리스트' 사건의 유무죄 판단이 내려질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김민혜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41(기사문의) 4409(제보),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