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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족집게] 총풍ㆍ병풍ㆍBBKㆍNLL…대선 공작의 추억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 족집게] 총풍ㆍ병풍ㆍBBKㆍNLL…대선 공작의 추억
  • 송고시간 2017-07-02 09:01:00
[여의도 족집게] 총풍ㆍ병풍ㆍBBKㆍNLL…대선 공작의 추억

[명품리포트 맥]

[앵커]

최근 문준용씨 의혹에 관한 제보조작 사건으로 정치권이 시끄럽습니다.

대선 직전 국민의당의 폭로가 결국 증거조작으로 드러나 주모자가 구속되는 사태까지 이르렀습니다.

권력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짜 공작이 드러난 건 이번 뿐 만이 아닌데요.

이번 주 여의도 족집게에서는 과거 대선 때마다 표심을 농락했던 공작 사건들을 홍제성 기자가 되돌아봤습니다.

[기자]

1997년 12월 15대 대선 직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측 인사들은 북한과 접촉해 휴전선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요청합니다.

이른바 총풍(銃風)으로 알려진 북풍 공작이었습니다.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손을 잡은 DJP 연합으로 지지율을 올리자 다급해진 이 후보 측에서 판세를 바꾸려는 시도를 한 겁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오히려 역풍을 맞았고 결국 김대중 후보가 당선돼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뤄졌습니다.

2003년 대법원은 총풍 공작에 가담한 이 후보 측 관계자 3명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이 사건은 큰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북한과의 뒷거래 의혹이 처음으로 사실로 드러나면서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두번째 도전에 나선 이회창 후보.

이번엔 대선 공작의 피해자가 됐습니다.

이 후보의 두 아들 이정연과 이수연의 병역서류가 조작돼 군 면제를 받았다는 김대업 사건이었습니다.

김대업씨는 같은 부사관 출신인 김도술씨의 녹음테이프도 공개했습니다.

녹음테이프는 결국 증거조작으로 결론났고, 김대업씨는 대법원에서 명예훼손과 무고 등으로 1년10개월형을 받아 복역했습니다.

병풍 사건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지만 병역비리에 민감한 젊은층의 공분을 사면서 이 후보에게 큰 악재가 됐습니다.

이 후보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에게 패해 2번째 청와대 입성 시도가 좌절됐습니다.

17대 대선에서는 이른바 BBK 사건이 문제가 됐습니다.

투자자문회사 BBK 주가조작사건에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개입됐다는 의혹이었습니다.

BBK 대표인 김경준씨는 이 후보가 BBK의 실소유주라고 주장했고 이 후보는 자신도 사기를 당했다고 반박했습니다.

김씨가 증언하겠다며 급히 귀국한 것을 두고 당시 정치권에선 여권의 '기획입국설'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맞물려 김씨와 미국교도소에 함께 수감됐던 신모씨가 썼다는 가짜편지가 공개돼 파장이 일기도 했습니다.

5년 뒤 18대 대선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이 주장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이 대선 정국을 강타했습니다.

이 논란은 보수진영 결집효과를 가져오면서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엄청난 타격을 안겼고, 결국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대권을 쟁취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듬해 검찰 수사결과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서해 NLL을 포기하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19대 대선에서는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고용정보원 채용비리 의혹이 막판까지 이슈였습니다.

이 의혹은 국민의당이 주로 파고들었고 자유한국당이 가세했습니다.

<김인원 /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 씨와 함께 미국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 대학원을 다녔던 한 동료는 지난 2006년 12월 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채용 응시 과정에 대해 '준용 씨가 아빠가 얘기해서 어디에 이력서만 내면 된다고 얘기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국민의당 공개 녹음파일 (조작된 증언)> "아빠가 얘기를 해서 어디에 이력서만 내면 된다고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아빠가 하라는 대로 해서 됐던 걸로 나는 그렇게 알고있었어."

그러나 국민의당이 폭로의 근거로 제시한 녹취파일은 검찰 수사를 통해 완전히 조작됐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녹취파일까지 등장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김대업 사건과 닮았습니다.

조작을 주도한 당원 이유미씨는 결국 쇠고랑을 찼고, 이 사건은 국민의당의 존립마저 위협할 정도로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거짓 공작은 왜 일어나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우선 승자가 모든 것을 갖게 되는 대통령 선거의 구조에서 우선 그 이유를 찾습니다.

대선에서 이기면 모든 권력을 거머쥘 수 있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는 방법에만 몰두한다는 겁니다.

특히 박빙의 승부에서는 의혹 하나로 판세가 뒤집힐 수 있기 때문에 경쟁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나 공작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러나 국민들 입장에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고 사실관계를 조작하는 '대선 공작'은 더 이상은 보고 싶지 않은 정치권의 적폐임이 분명합니다.

앞으로 있을 대선은 물론 총선,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더 이상은 유권자들의 눈을 흐리는 조작과 꼼수가 나타나지 않고 후보들이 페어플레이를 하길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족집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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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