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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슈퍼루키' 박성현, 메이저 US여자오픈 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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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뉴스초점] '슈퍼루키' 박성현, 메이저 US여자오픈 제패
  • 송고시간 2017-07-18 09:48:07
[뉴스초점] '슈퍼루키' 박성현, 메이저 US여자오픈 제패

<출연 : 연합뉴스TV 스포츠문화부 차지연 기자>

[앵커]

어제 아침 골프 팬들을 아주 기쁘게 한 소식이 있었습니다.

박성현 선수가 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습니다.

박성현 선수는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일궈내면서 '슈퍼루키'의 이름값을 했는데요.

스포츠문화부 차지연 기자와 함께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박성현 선수, 정말 대단하던데요.

어제 지켜보시던 분들 아주 짜릿했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박성현 선수, 올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당당히 정상에 올랐습니다.

최종합계는 11언더파 277타로 2위를 두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었습니다.

[앵커]

4라운드 역전 우승인데, 우승 과정이 드라마틱했죠?

[기자]

박성현 선수가 첫날에는 1오버파를 쳐서 공동 58위로 시작했거든요.

우승권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습니다.

둘째날에도 공동 21위 정도였고요.

그런데 3라운드에서 단독 4위로 올라서면서 추격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날 결국 우승까지 차지했습니다.

4라운드 경기에서는 15번 홀과 17번 홀 버디가 아주 멋졌습니다.

이 버디 2개로 우승 경쟁을 벌이던 펑샨샨 선수와 최혜진 선수를 앞질렀죠.

[앵커]

박성현 선수가 LPGA투어 정식 데뷔해서 올린 첫 우승이죠.

메이저대회에서 첫 우승을 하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기자]

박성현 선수는 지난해 KLPGA투어를 말 그대로 평정했던 선수입니다.

올해 LPGA투어에 진출하면서 처음부터 '슈퍼루키'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올 시즌 13개 대회에 출전하는 동안 우승이 없었습니다.

준우승이나 3위, 4위 등 톱텐은 4번이나 했는데 우승을 매번 아쉽게 놓쳐서 많이 아쉬웠을 거예요.

그런데 드디어 첫 우승을 14번째 출전한 대회, 그것도 메이저대회에서 해낸 것입니다.

특히 이 US여자오픈은 메이저대회 중에서도 아주 권위있는 대회입니다.

투어 대회 중 역사도 가장 길고, 상금 규모도 제일 큽니다.

박성현 선수는 이번 우승으로 우리 돈으로 10억원이 넘는 상금을 받게 됐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 신인왕 자리도 확실히 예약을 했습니다.

[앵커]

그럼 이번 대회에서 드디어 우승 갈증을 푼 것인데, 뭔가 변화를 시도한 게 있었나요?

[기자]

캐디를 바꾼 걸 꼽을 수 있겠네요.

박성현 선수, 처음 미국 진출하면서는 예전 박세리 선수 캐디백을 들었던 콜린 칸 캐디와 함께 했는데, 실력있는 캐디지만 박성현 선수와의 호흡은 그렇게 좋지 못했어요.

그 뒤에 잠시 임시 캐디를 쓰다가 지난달부터 데이비드 존스라는 캐디와 함께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캐디는 작년 전인지 선수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을 함께 하기도 했던 캐디인데요.

박성현 선수 경기 스타일이 '닥공'입니다.

일명 '닥치고 공격'이라고 해서, 예를 들어 파5에서는 무조건 투온을 노리는 식이죠.

데이비스 존스 캐디가 이런 박성현 선수 성향과 아주 잘 맞았고요.

[앵커]

박성현 선수, 보면 아주 시크한 매력이 있더라고요.

[기자]

네. 박성현 선수, 국내에서 활약할 때부터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녔던 선수죠.

시원시원한 장타와 실력도 멋지고, 특유의 매력이 있죠.

경기할 때는 별로 표정이 없는 선수라, 이번에도 우승 직후에 신기할 정도로 무덤덤한 모습이더라고요.

그래도 우승 소감을 말할 때는 씨익 웃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박성현 선수의 우승 소감 인터뷰 보시겠습니다.

<박성현 / LPGA투어 US여자오픈 우승> "솔직히 아직까지도 실감이 전혀 안 나고 뭔가 구름 위를 떠가는 기분이랄까? 이렇게 US오픈에서 우승하게 돼서 정말 너무너무 기쁩니다."

[앵커]

평소 무뚝뚝한 선수가 저렇게 웃으니까 더 보기가 좋네요.

숏커트가 무척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기자]

박성현 선수가 어릴 때는 머리를 허리까지 길렀는데, 초등학교 4학년 때 숏커트로 자른 뒤에 25살인 지금까지 계속 같은 머리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자르기 싫어서 울고불고 난리였다는데 지금은 본인도 잘 어울리는 걸 아는 것 같아요.

[앵커]

여성팬들도 굉장히 많을 것 같은데요.

[기자]

박성현 선수 별명이 '남달라'인데요.

남달라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은사의 말씀을 듣고 본인이 마음에 새긴 말이라고 하네요.

캐디백에도 이 별명을 새겨뒀고요.

박성현 선수의 이 별명을 딴 팬클럽이 있습니다.

팬클럽을 보면 여성팬들이 많습니다.

박성현 선수 특유의 시크한 매력, 요새 많이들 하는 말로 '걸크러시'라고 하죠.

그래서 여성팬들이 아주 좋아하시더라고요.

박성현 선수만큼이나 인기가 많은 선수가 전인지 선수인데, '플라잉덤보'라는 전인지 선수 팬클럽에는 남성팬 분들이 많아서 두 선수가 같이 출격하는 날엔 분위기가 다른 양쪽 팬클럽의 응원전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앵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박성현 선수 우승에 축하를 보냈다면서요?

[기자]

네. 박성현 선수 이쯤 되면 월드스타죠.

이번 US 여자오픈이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려서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경기를 찾아와서 관전했습니다.

박성현 선수를 단독 선두로 밀어올린 15번 홀 버디는 육안으로 직접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대회가 끝나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박성현 선수 우승을 축하하는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앵커]

이번 박성현 선수 우승 뿐 아니라 US여자오픈이 그동안 계속 한국 선수들과 유독 인연이 깊었죠?

[기자]

다들 잘 아시는 아주 유명한 장면이 있습니다.

박세리 선수가 하얀 발을 드러내고 '맨발의 투혼'을 발휘해 우승했던 그 모습 아시죠?

그 대회가 바로 US여자오픈이었습니다.

외환위기로 우리 국민들이 한창 힘들 때 박세리 선수가 우승으로 희망을 줬던 1998년 대회를 비롯해서, 그동안 많은 한국 선수들이 이 대회 챔피언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05년에는 김주연 선수가 깜짝 우승을 했고요.

'골프여제' 박인비 선수는 두 번이나 우승했습니다.

이외에도 유소연, 최나연, 지은희, 전인지 선수까지 한국 선수들이 줄줄이 우승을 했고 박성현 선수는 통산 9번째 한국 선수 우승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한동안 'US여자오픈 징크스'라는 게 있었다면서요.

[기자]

네.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선수들이 이후에 슬럼프를 겪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비운의 골퍼 김주연 선수죠.

2005년 극적으로 우승한 뒤 다른 대회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2009년에는 큰 교통사고도 당해서 한동안 대회에 아예 출전을 못했습니다.

다른 선수들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에 부진한 모습을 보여서 'US여자오픈의 저주'라는 말까지 돌았는데, 이 징크스를 깬 게 박인비 선수입니다.

2008년에 우승하고 2013년에 또 한번 우승하면서 '저주'를 날려버렸습니다.

유소연 선수도 2011년 우승 경험이 있는데, 지금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으니 징크스를 깬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죠.

박성현 선수도 이 징크스에 시달리지 않고 계속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이번 대회, 박성현 선수 뿐 아니라 다른 한국 선수들도 강세를 보였죠.

[기자]

코리안 시스터즈 정말 대단합니다.

이번 대회 톱10 중에 8명이 한국 선수입니다.

누가 보면 한국 대회인 줄 알 것 같아요.

우승자 박성현 선수의 뒤를 이어 최혜진 선수가 2위를 했고, 유소연 선수와 허미정 선수가 공동 3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도 계속 태극기 행렬이죠.

한국 선수들 이미 세계랭킹 상위권을 휩쓸면서 실력은 확실하게 증명해왔는데, 이번 대회로 또 한번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앵커]

준우승한 최혜진 선수도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기자]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최혜진 선수도 정말 맹활약했죠.

최혜진 선수는 만 17살의 여고생 아마추어 선수입니다.

이미 한국에서는 국가대표와 KLPGA투어 우승으로 '실력파'로 알려져있었죠.

그리고 이번에 세계적인 대회에서 준우승까지 하면서 전세계에 이름을 알린 겁니다.

만약에 우승을 했다면 50년만의 US여자오픈 아마추어 우승자가 될 뻔 했습니다.

이 기록은 못 세웠지만,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이 대회 역사상 아마추어 선수 최저타 기록으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혜진 선수 활약이 인상깊었다고 언급했고요.

[앵커]

준우승 상금도 꽤 되지 않나요?

[기자]

US여자오픈 준우승 상금은 6억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최혜진 선수는 아마추어 신분이라 상금을 받지 못했어요.

아쉽지는 않고 좋은 성적만으로 충분히 영광이라는데요.

올해 9월이 되면 만 18세를 넘겨 프로로 전향한다고 하니 앞으로 좋은 활약으로 상금도 더 많이 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네. 기분 좋은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스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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