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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족집게] '당대표부터 실세장관까지'…여성시대 '활짝'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 족집게] '당대표부터 실세장관까지'…여성시대 '활짝'
  • 송고시간 2017-07-30 08:51:00
[여의도 족집게] '당대표부터 실세장관까지'…여성시대 '활짝'

[명품리포트 맥]

[앵커]

정치권에 여성시대가 활짝 열렸습니다.

여성들이 일으킨 새로운 바람은 정가와 관가를 가리지 않습니다.

여의도에는 여성 당대표 '트로이카' 시대가 열렸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헌정 사상 첫 여성장관 30%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른바 '여풍당당' 시대, 여성 리더들에 거는 기대와 이들 앞에 놓인 과제를 홍제성 기자가 여의도 족집게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오찬 회동에서 낯선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남성보다 여성 참석자가 많은 '여초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남성은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등 둘뿐이었고, 여성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에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까지 셋 이었습니다.

불참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참석했더라도 3대 3 동수여서 남성이 절대다수였던 과거회동과는 달랐을 것이란 점은 마찬가집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여성 대표들이 많아진 것을 보니 세상이 바뀌었죠"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웃음을 터뜨렸다는 후문입니다.

정치권에 불고 있는 여풍을 단적으로 나타내 주는 장면이 아닐까요?

실제로 여의도엔 여성 돌풍이 거셉니다.

원내 5개 정당 중 3곳의 대표 자리를 여성들이 거머쥐고 있습니다.

최근 취임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민주당 추미애 대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선 언니, 동생처럼 서로를 챙겨주는 훈훈한 광경도 연출됐습니다.

<이정미 / 정의당 대표> "계속 당 대표님들을 찾아뵙는다기보단 언니들 만나러 가는 느낌이 많이 들었고요…"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저는 진정한 양성평등 시대의 롤모델이 될 것 같습니다."

<이혜훈 / 바른정당 대표> "너무 축하드리고 하여튼 여성 대표가 셋이나 되어 저는 너무 반갑고…"

세 대표는 소속당의 치열한 경선을 거쳐 쟁쟁한 남성 후보들을 물리치고 대표 자리를 거머쥐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여성 3인 대표시대의 개막은 의미가 남다릅니다.

여성 정치인의 역할이 질적으로 성장하는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7%로 유엔 권고수준인 30%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여성들의 활약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20대 여성의원 중 3선 이상 중진들의 초당적 친목모임 '여진회'도 결성됐습니다.

관가에 부는 여풍은 더욱 거셉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 장관 30% 시대가 사실상 막을 올린 겁니다.

여성 장관 30%를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을 지명했습니다.

<김영주 /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굉장히 매우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일자리 대통령을 천명하신 문재인 대통령께서 국민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핵심 정부 부서입니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19개 장관급 직제 가운데 6명이 여성으로 채워져 여성 비율은 32%로 올라갑니다.

이미 장관급에 오른 여성은 강경화 외교부, 김은경 환경부, 정현백 여성가족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 5명입니다.

주인을 못 정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여성 몫이 된다면 여성 비율은 37%까지 올라갑니다.

문재인 정부의 여성 인선은 비율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파격적이란 평가를 받았습니다.

남성의 전유물이던 청와대 인사수석에 조현옥 수석을 기용하는가 하면, 이른바 실세부처인 외교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에 여성 장관을 처음으로 기용했기 때문입니다.

장군 출신 남성의 전유물이던 국가보훈처장에 피우진 처장을 발탁한 것도 파격적이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합니다.

최초의 의미를 넘어 단순한 구색 맞추기가 아닌 실질적 성평등을 구현하기 위한 인선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 여성 장관은 비율도 높지 않았지만 분야도 여성, 복지, 환경, 문화 등에 국한돼 제한적이란 평가가 많았습니다.

노무현 정부가 2003년 법무부 장관에 강금실 변호사를 임명했을 때 파격적이란 평가를 받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여성 정치인과 공직자들에게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남다릅니다.

우선 이들은 심각한 여성 폄하·차별·불평등, 낮은 성평등 지수 등 유난히 여성문제에 열악한 한국사회에서 유리천장을 뚫고 중요한 자리에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에게 놓인 숙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치권과 관료 사회에는 여전히 남성 중심의 권위적인 문화가 만연해 있습니다.

요직에 오른 여성들은 성평등을 실현하며 여성으로서의 섬세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철저히 전문성과 능력 면에서도 인정을 받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여성 당대표 앞에는 여소야대 정국의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가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숙제가, 여성 장관들 앞에는 관료주의를 극복하고 새 정부의 개혁, 정책과제를 실현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큰 기대 못지 않게 난제도 함께 안고 있는 이들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펼쳐나갈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족집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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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