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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몰카 범죄' 활개치는 휴가지…'전쟁'은 선포했지만

사회

연합뉴스TV [현장IN] '몰카 범죄' 활개치는 휴가지…'전쟁'은 선포했지만
  • 송고시간 2017-07-30 08:53:00
[현장IN] '몰카 범죄' 활개치는 휴가지…'전쟁'은 선포했지만

[명품리포트 맥]

[앵커]

2006년 500여건에 불과했던 '몰카 범죄' 적발 건수는 지난해 5천여건으로 10년 사이 10배 증가했습니다.

여름철이면 타인의 신체를 몰래 찍는 '몰카 범죄'가 특히 기승을 부리는데요.

몰카에 대한 단속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고, 몰카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박현우 기자가 현장IN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저는 지금 부산 해운대에 나와 있습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경찰 등이 몰카 범죄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는데요.

실효성 있는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여름 휴가철 성수기 3주동안 경찰청과 여성가족부는 사람들이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해수욕장 3곳에서 몰카 집중 단속을 벌입니다.

해운대 해수욕장 집중 단속 기간이었던 지난 26일, 실제 '몰카 단속'이 얼마나 잘 이뤄지는지 점검해 봤습니다.

사전에 5팀의 여성들에게 동의를 구한뒤, 이들이 물놀이를 하거나 쉴 때, 휴대전화를 이용해 몰카 형식으로 취재진이 직접 촬영해 본 뒤, 적발되거나 신고가 이뤄지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해수욕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몰카 촬영을 시도했고, 총 100여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적발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이 시간 동안 제복을 입고 해변가를 단속하는 경찰과 단 한차례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이지현 / 경기도 이천> "막상 찍혀보니까 사전에 동의를 구했는데도 기분이 많이 나쁘고 수치스러워요. 요즘에는 스마트폰이 화질도 좋아지고 해서 찍어도 모를 것 같은데 좀 더 단속이 강화돼야 할 것 같아요"

<원동찬 / 인천광역시> "기분 좋게 놀러 왔는데 요즘 소형 장비나 스마트폰으로 몰카를 촬영하는 게 많다고 하더라구요. 아까 지나가다가 몇 번 (몰카 의심 사례가)보이긴 했었거든요. 단속을 많이 해서 많은 분들이 걱정 안했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부산 경찰이 적발해 낸 해운대와 광안리 등 해수욕장 몰카는 6건, 2015년 4건 입니다.

하지만 앞선 사례를 놓고 봤을 때, 적발되지 않은 몰카 촬영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단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경찰 측은 몰카 단속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합니다.

<부산 해운대 경찰서 관계자>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딱 보고 '저 사람이 몰카범이다' 이걸 찍어내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집중 단속 기간에 특별히 취하고 있는 조치가 있는지?) 집중 단속일 때 뭘 원하시는지…"

경찰은 몰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같은 조형물까지 설치하고, 단속에 특수 장비도 동원하고 있지만, 정작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일상 속 몰카에 대한 대응은 소흘한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여름철 사람들이 많이 찾는 워터파크도 '몰카'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특히 재작년 '탈의실 몰카' 사건 이후, 우려가 더 큽니다.

<김다솜 / 인천광역시 부평구> "2년 전에 탈의실 몰카 사건도 있고 해서 걱정도 되긴 합니다"

<한채린 / 서울특별시 관악구> "워터파크니까 비키니도 많이 입고 노출된 옷을 많이 입으니까 걱정이 많이 되긴 하죠"

워터파크 측은 '탈의실 몰카' 사건 이후 제복을 입은 순찰조와 보안업체 직원 10여명을 투입해 경찰과 합동으로 단속을 벌이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비단 해수욕장이나 워터파크뿐만이 아닙니다.

몰카 범죄가 이처럼 사회적 문제가 되자, 서울 일선 경찰서들도 말그대로 '몰카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몰카 범죄는 10년간 10배 이상 늘었고, 전체 성범죄 중 차지하는 비중도 25%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단속만으로는 몰카 범죄 예방에 한계가 있다보니, 휴가를 앞두고 스스로의 방법으로 '몰카'에 대처하는 시민들도 늘고 있습니다.

<최문선 / 서울특별시 양천구> "친구들이랑 여행을 앞두고 있는데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몰래 휴대전화로 촬영할 수도 있는 거고 숙소에 몰래 카메라가 숨겨져 있을 수도 있어 걱정이 되어서 (탐지 장비)알아보러 왔습니다"

<권철희 / 몰카 탐지 장비 판매업체 직원> "워터파크 몰카 사건 이후부터 매년 30% 정도 증가 추세입니다. 휴가철 1~2달 사이에 전체 판매량의 50% 정도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몰카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몰카를 찍다 적발됐을 경우에는 '일벌백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신상정보가 등록이 될 수도 있고 심지어 화학적 거세도 가능한 거죠. 처벌이 중한 범죄라고 하는 이와 같은 경각심 고취가 필요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보입니다"

스마트기기의 발달로 은밀하게 촬영할 수 있는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사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평생 범죄자의 낙인을 찍고 살아가게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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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