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3 08: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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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독방 체험부터 만화방 피서까지…’스테이케이션’ 인기
[명품리포트 맥]

[앵커]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한때 유행한 광고 문구죠.

최근 떠나는 휴가보다 머무는 휴가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곳에 머물며 여유롭게 휴가를 즐긴다는 뜻의 ‘스테이케이션’이란 말도 생겼는데요.

나를 위한 휴식을 보내는 새로운 휴가 풍경, 최지숙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잔디밭 뒤로 보이는 회색 건물, 이곳엔 최근 자진해 감옥살이에 나선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5평 독방에서 홀로 1박 2일을 보내는 ‘독방 체험’을 위해섭니다.

이곳에서 입소식을 거쳐 1박 2일 간 독방 생활을 하게 되는데요.

저도 직접 체험해 보겠습니다.

수감복을 입고 모여 앉아 서로의 참가 계기를 말한 뒤 수감동으로 이동해 방을 배정받습니다.

휴대전화를 제출하고 문이 잠기면 종 소리와 함께 나와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블라인드를 걷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자신을 돌아보며 글을 적어 봅니다.

배식구를 통해 도시락을 받아 오랜만에 느린 식사도 해 봅니다.

적막했던 첫 느낌과 달리, 무언가 해야한다는 압박감이나 끊임없는 소통의 피로를 덜어내며 점차 편안함과 자유로움이 느껴집니다.

제가 짧게나마 체험을 해봤는데요.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만큼 관계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힐링이 되고 있습니다.

체험 후엔 언제든 이곳에 다시 올 수 있다는 의미로 가석방 증명서도 받습니다.

<김경옥 / 독방체험 참가자> “서울에선 되게 바빴거든요. 스스로에게 쉬는 시간도 잘 못주고 쉰다고 해도 잘 쉬어지지가 않더라고요. 편하게 쉬니까 예전의 나를 돌아보게 되고 잊었던 나를 찾게 되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인 한 힐링센터, 이곳은 모든 전파를 차단하고 자연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해 건강한 휴식처로 알려졌습니다.

정해진 규칙 없이 편안하게 앉아 쉬거나 가벼운 스트레칭과 명상을 즐기며 바쁘게 지나 온 삶의 속도를 조절해 봅니다.

산책로를 따라 맑은 공기를 쐬며 강아지와 트래킹을 하고나면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집니다.

<조미현 / 힐리언스선마을 책임연구원> “몸과 마음이 지쳐있고 피로한 분들이 많은데요. 숲길도 거닐고 힐링 프로그램 진행하며 얼굴이 밝고 환해져서 재충전을 하고 가십니다.”

<남궁효 / 경기 광명시 철산동> “아내가 임신 중이라 아기나 산모에게 좋은 곳으로 가고자 이쪽으로 왔는데 공기도 좋고 음식도 친환경으로 먹으니까 좋은 것 같습니다.”

분주하고 시끌벅적한 휴가 대신 한 곳에 머물며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스테이케이션’ 열풍은 특히 싱글족이나 젊은 층에서 두드러집니다.

멀리 가지 않고 도심에서 나만의 휴가를 즐기는 사람도 많은데요.

1인 휴가족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호텔에선 여성 1인 고객을 대상으로 객실 1박과 함께 선물 및 커피 등이 제공되는 패키지를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선물로 받은 목걸이도 걸어보고 푹신한 침대 위에서 다리를 쭉 뻗고 책을 읽는가 하면, 커피 한 잔의 여유도 느껴봅니다.

<김은비 / 동작구 노량진동> “성수기라 항공권도 너무 비싸고 해서 혼자 휴가 기간 푹 쉬고 싶어서 1인 패키지 이용하게 됐습니다.”

<이윤정 / 신라스테이 역삼 총지배인> “여성 직장인이나 주부들이 혼자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많이 오시는데요, 와서 편히 쉬고 선물도 받아간다는 개념으로…”

혼자 또는 연인과 가볍게 스테이케이션을 즐길 만한 장소로는 멀티 만화방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책이나 만화책을 보며 이렇게 누워 쉴 수도 있어서 편안한 휴식문화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담배 냄새가 자욱하고 음침했던 기존 만화방들과 달리 쾌적할뿐 아니라 하루 종일 이용해도 1만 5천원 정도로 부담도 크지 않습니다.

<최기백 / 관악구 신림동> “폭염주의보라 집에 있기도 너무 덥고 해서 나왔는데 장소가 넓고 편안해서 너무 좋아요. 먹을 것도 많고 가격도 저렴해서…”

타인보다 자신을 마주할 기회가 더 적은 요즘, ‘머무는 휴가’로 자신에게 충분한 휴식을 선물하는 이들이 늘면서 휴가철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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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Category: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