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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뇌성마비 오진에 10여년 누워지낸 환자 10일만에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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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병원 뇌성마비 오진에 10여년 누워지낸 환자 10일만에 일어나
  • 송고시간 2017-12-06 22:25:16
병원 뇌성마비 오진에 10여년 누워지낸 환자 10일만에 일어나

[앵커]

대학병원이 뇌성마비라고 진단한 여성 환자가 10년 넘게 누워지내다 다른 병에 걸린 것으로 밝혀져 제대로된 처방을 받자 10일만에 일어나는 믿기힘든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김용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태어난 지 3살이 넘을 때까지 까치발로 걷는 등 장애를 겪던 A양은 지난 2001년 대구에 있는 한 대학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에선 뇌성마비 진단을 내렸습니다.

그 뒤부터 몇차례나 국내외 병원을 전전하며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뇌병변 장애 1급 판정까지 받았습니다.

체념했던 A양 가족은 지난 2012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던 중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물리치료사가 뇌병변이 아닌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해 의료진이 MRI 사진을 찍었는데 뇌성마비가 아닌 '도파 반응성 근육긴장이상'으로 판명됐습니다.

'세가와병'으로 불리는 이 병은 주로 소아때 주로 나타나는데 적은 양의 도파민 약물로 합병증 없이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었습니다.

A양은 약을 먹고 일주일 만에 스스로 걸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A양 주변사람들은 "진작에 제대로 된 진단이 나왔더라면 그렇게 오랜 세월 고통스럽게 살지 않아도 됐을 텐데…"라고 한탄했습니다.

결국 지난 2015년 A양과 가족은 뇌성마비로 진단한 대학병원을 상대로 2년 넘게 손해배상 법정공방을 벌였습니다.

대구지법 민사11부는 최근 피고 측이 원고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며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습니다.

법원 조정 과정에서 2001년 당시 의료 기술로는 세가와병을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었다는 점이 참작됐습니다.

그러나 병원 오진으로 10년 넘게 제대로 걷지도 못하며 살아야 했던 고통의 삶을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연합뉴스 김용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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