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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족집게] 안철수, 운명의 승부수…정계개편 '개봉박두'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 족집게] 안철수, 운명의 승부수…정계개편 '개봉박두'
  • 송고시간 2017-12-24 09:00:05
[여의도 족집게] 안철수, 운명의 승부수…정계개편 '개봉박두'

[명품리포트 맥]

[앵커]

연말 정치권에 다시 정계개편의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추진을 선언하며 또다시 중도통합 이슈를 재점화했습니다.

정계개편 시점과 진폭에 따라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 판세도 요동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치권의 메가톤급 변수가 될 정계개편 향방을 이준삼 기자가 여의도족집게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거대 양당구도 속에서 제3당은 끊임없이 그 존재감을 드러내왔습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2년 창당한 통일국민당은 창당 한달 만에 치러진 총선에서 31석의 의석을 거머쥐며 국정운영의 한 축으로 부상했습니다.

하지만 대선패배와 함께 창당 1년 만에 소멸했습니다.

1990년 3당 합당에 반대해 만들어진 '꼬마민주당', 이인제 전 의원의 국민신당, 정몽준 전 의원의 국민통합21, 문국현 전 의원의 창조한국당도 줄줄이 비운을 맞았습니다.

제3당 정치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정당은 11년 간 존속한 자민련입니다.

이른바 'DJP연합'으로 정권교체까지 성공시킨 유일한 정당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2004년 탄핵 역풍을 맞고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처럼 기득권 거대정당에 대한 반감은 제3당 탄생의 동력으로 작용했지만, 외연확장의 한계를 뚫지 못하고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제3당 구축의 바톤을 이어받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최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전격선언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저는 결연한 각오로 국민의당 당 대표 직위와 권한을 모두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 당원의 의견을 묻고자 합니다."

반대표가 많다면 대표직에서 즉각 물러나겠다며 배수진까지 쳤습니다.

통합추진 깃발로 '외연확장'을 내건 안 대표는 최근 제3당의 잔혹사를 직접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대한민국 정치 역사를 보면 '다당제 잔혹사'라고 말씀 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정말 특단의 대책, 노력 없이는 존속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이 3당, 4당의 운명입니다."

통합을 둘러싼 국민의당 내부 갈등은 임계점을 넘었습니다.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통합반대파는 전당원투표 보이콧까지 예고했습니다.

<박지원 / 국민의당 전 대표> "오늘이 안철수 대표의 구상유취한 정치행태를 확인해준 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달리 존재감이 부각되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두 달 간의 미국체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손학규 상임고문입니다.

통합파와 반대파 모두로부터 구애를 받는 손 고문은 일단 통합추진에 힘을 실었습니다.

<손학규 / 국민의당 상임고문> "파괴를 통해서 새로운 길을 열고 통합을 통해 간격을 없애고 외연을 넓혀야 합니다."

제3당과 4당 간 결합이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정치권엔 그야말로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국민의당 의석수는 39석, 바른정당이 11석으로, 통합이 성사되면 50석의 제3당이 탄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반대파는 통합시 분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두 개의 교섭단체가 탄생할 가능성이 좀더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여당과 제1야당의 정치적 셈법도 복잡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 분당시 통합 반대파의 복당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자유한국당 역시 바른정당 의원들이 탈당해 추가 합류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중도통합 움직임이 한국당과도 손을 잡는 큰 틀의 보수대통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안철수 대표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정치권에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주요고비 때마다 정면승부를 선택했습니다.

지난해 총선에선 끝까지 자강론을 밀어붙여 승리했고, 지난 8월에도 당내 반발을 뚫고 당대표 도전을 강행해 당선됐습니다.

물론 좋은 결과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이번 통합선언을 놓고서도 정치권 일각에선 위험한 도박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의 통합, 그리고 이로 인해 촉발될 정계개편은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도 최대 변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안 대표가 제3당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될지, 아니면 비극으로 점철된 잔혹사를 또 한번 반복하게 될지, 정치적 사활을 건 운명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족집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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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