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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죽어요 빨리!" 안타까움 더한 화재신고 녹취록

사회

연합뉴스TV "다죽어요 빨리!" 안타까움 더한 화재신고 녹취록
  • 송고시간 2017-12-28 22:04:52
"다죽어요 빨리!" 안타까움 더한 화재신고 녹취록

[뉴스리뷰]

[앵커]

제천 화재 현장의 다급하고 절박했던 현장의 목소리들이 당시 신고들을 모은 119 녹취록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연합뉴스TV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첫 신고가 이뤄진 오후 3시53분부터 한 시간 동안 모두 32건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정윤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초기 대응 지연 논란이 일고 있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의 안타깝고 절박한 구조 요청들은 119 녹취록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건물 안에 갇혀 있다며 울부짖는 전화도 두 통이 포함돼 있습니다.

오후 3시 59분 2층 여성 사우나에서 대피할 곳을 찾지 못한 채 호흡곤란까지 느끼던 A씨는 119 근무자에게 "빨리, 빨리"를 수없이 외치며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119 근무자는 A씨가 2층에 있다고 수 차례 말했음에도 또 "어디냐"고 묻습니다.

2층에서는 20명이 필사적으로 탈출구를 찾아 헤매고 있었지만 당시 소방대는 가스 폭발 등을 우려해 즉각적인 진입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불길이 거세게 확산되던 오후 4시 10분에는 6층에서도 "5명이 갇혀 있다"며 "앞이 안 보이고 지금 죽을 것 같다"는 전화가 119에 걸려 왔습니다.

119 대원이 도착해 있으니 잠시만 기다리라는 말에 신고자는 "빨리 살려달라"고 사정했습니다.

현장 주변에서 발만 동동 구르던 주민들은 "뒤쪽에 사람이 매달려 있는데 소방차가 한 대도 없다"거나 "옥상에 사람이 있는데 왜 헬기는 안 보내느냐"고 119에 따지기도 했습니다.

잇따른 신고를 보면, 소방대가 건물구조나 진입 통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애꿎은 시간만 허비한 정황들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그렇게 최초 신고인 3시53분부터 50분이 지나서야 소방대는 2층 통유리를 깨고 내부로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A씨를 비롯해 연기에 갇힌 채 구조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렸던 20명은 질식해 숨진 뒤였습니다.

연합뉴스TV 정윤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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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