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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족집게] 역대 대통령 신년 화두는 '북한ㆍ경제'…전달 방식은 각양각색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 족집게] 역대 대통령 신년 화두는 '북한ㆍ경제'…전달 방식은 각양각색
  • 송고시간 2017-12-31 09:01:01
[여의도 족집게] 역대 대통령 신년 화두는 '북한ㆍ경제'…전달 방식은 각양각색

[명품리포트 맥]

[앵커]

새해가 되면 청와대에서는 중요한 행사가 열립니다.

바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인데요.

역대 회견을 보면 주로 북한과 경제에 메시지의 초점이 맞춰졌는데 전달 방식은 제각각이었습니다.

특히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이뤄지느냐가 쟁점이 되곤 했는데요.

이경희 기자가 '여의도 족집게'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국정운영에서도 소통이 중요해지면서 신년 기자회견은 대통령의 주요 업무가 됐습니다.

국정철학과 현안에 대한 생각을 직접 설명하는 자리인만큼 국민의 관심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신년 기자회견이라는 방식을 처음 도입한 건 1968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입니다.

TV로 중계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는데 냉전시대, 북한 관련 메시지가 부각됐습니다.

<박정희 / 5~9대 대통령> "북한 괴뢰들이 엉뚱한 장난이나 생각을 절대 갖지 못하게끔, 또 그러한 기회를 절대 적에게 제공하지 않게끔 이에 대한 국방력의 강화와 치안 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는 것이 첫 번째 우리가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1974년 회견은 무려 3시간 13분간 이어져 역대 최장시간 회견으로 기록됐고 마지막 신년회견으로 남은 1979년 1월엔 줄곧 서서 했던 전과는 달리 앉아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 건강이상설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은 신년 회견을 하지 않았고 노태우 대통령 때는 질문과 답변을 미리 조율한 '각본 회견'으로 진행됐습니다.

신년회견은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보다 자유로운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비판에도 비교적 진솔하게 대응했고 적극적으로 국민을 설득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집권 3년차이자 광복 50주년이었던 1995년, 신년 회견에서 세계화를 국정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이듬해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가입에 성공하며 경제개혁·개방정책에 피치를 올렸지만, 집권 말기 외환위기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1월, 당선인 신분으로 '국민과의 대화'라는 형식의 기자회견을 선보였습니다.

취임 전이었지만 국가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중차대한 책임을 떠안은 만큼 소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당시 두 자릿수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지금까지도 성공한 기자회견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듬해 초 국민과의 대화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신중하되 필요하면 과감한 노력을 하겠다"며 본격적인 대북 햇볕정책의 추진을 알렸습니다.

토론과 대화를 국정 운영 기조로 삼았던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회견은 여러 면에서 과거와는 좀 달랐습니다.

일단 신년 특별연설과 기자회견으로 나눠 2차례로 진행했는데 그만큼 직접 국민에게 전달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다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주로 오전 시간에 연설을 했던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밤 10시를 택해 드라마와 시청률를 다퉜고 즉흥연설의 강자답게 원고를 볼 수 있는 프롬프터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직설적이고 솔직한 화법은 평소 그대로였습니다.

<노무현 / 16대 대통령> "일부 정치권이나 일부 언론의 태도를 보면 입으로는 부동산 정책에 찬성한다면서도 실제로는 마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하길 바라는 것처럼 그렇게 행동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재임기간 신년 회견은 확연히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이 대통령은 신년 회견 대신 청와대 참모진만 배석한 가운데 국정연설을 했고 질의응답도 받지 않았습니다.

측근 비리 등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집권 4년차 국정연설땐 고개를 숙이기도 했습니다.

<이명박 / 17대 대통령>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은 바로 잡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겠습니다."

취임후 1년간 한 차례도 기자간담회를 하지 않아 불통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적극 반박에 나섰습니다.

<박근혜 / 18대 대통령>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가…여기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통의 의미가 단순한 기계적 만남이라든지 또는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이라도 적당히 수용하거나 타협하는 것이 소통이야…"

꽤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사전에 질문이 미리 전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빈축을 샀습니다.

국민과의 소통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여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짜여진 각본없이 기자들과 1문1답을 주고받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취임 첫 신년회견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게 나라냐'에 이어 '이게 삶이냐'는 국민의 질문에 응답한다는 목표 아래 구체적인 국정운영 방향을 밝힐 예정입니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낼 구상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동시에 성과에 대한 부담도 커지는 집권 2년차.

문 대통령의 신년회견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족집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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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