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뉴스초점] 결국 구속된 신동빈…억울하다 VS 자업자득

경제

연합뉴스TV [뉴스초점] 결국 구속된 신동빈…억울하다 VS 자업자득
  • 송고시간 2018-02-14 09:21:51
[뉴스초점] 결국 구속된 신동빈…억울하다 VS 자업자득

<출연 : 연합뉴스TV 경제부 이경태 기자>

[앵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되며서 롯데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부 부재 상황을 겪으며 충격에 빠졌습니다.

롯데그룹은 물론 재계 전체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입니다.

경제부 이경태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어제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해 최순실 본인과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등의 판결이 있었는데 정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신동빈 회장에 대한 판결이었죠?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신 회장이 신규 면세점 특허 취득을 위해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법정 구속되자 롯데그룹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판사 한명 한명이 독립된 기관인 만큼 법원 판결을 평가하는 건 무의미하지만 그럼에도 예상밖이란 말들이 많았는데요.

롯데그룹도 구속까지는 예상하지 못한 듯 참담하다고 밝혔고 항소할 뜻도 내비쳤습니다.

[앵커]

짧게 정리를 해볼까요?

어떤 혐의로 신 회장이 구속된건가요?

[기자]

신 회장은 결국 면세점 특허권 재취득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롯데그룹은 사실 어떤 각도에선 억울한 부분이 좀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잠실 제2롯데월드를 완공했는데 정작 핵심사업인 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권을 당시 정부 당국이 박탈했습니다.

[앵커]

이게 제대로 된 심사가 아니었다는 풍문도 떠돌고 롯데가 미운털이 박혀서 저렇게 됐다는 말도 많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도 만약 그대로 끝났다면 롯데는 면세점 사업 일부는 잃었지만 신 회장은 구속 당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정부는 불과 1년만에 신규 면제점 사업자를 다시 모집합니다.

그러자 신 회장은 "아…이번에 좀 정권에 잘 보이라는 암묵적 신호구나." 이렇게 판단을 한 거 같습니다.

당시 이 문제로 신 회장과 박 전 대통령 간 독대가 이뤄졌음도 드러났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요구로 신 회장이 70억원을 내고 면세점 사업권을 재취득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앵커]

이 장면을 보면 좀 낯이 익은 구석이 있습니다.

제3자 뇌물죄와 묵시적 청탁 등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와 유사하단 생각이 드는데요.

누구는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누구는 구속이 됐다 이런 불만이 제기되지 않을까요?

[기자]

네,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이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대통령의 요구로 사실상 돈을 뜯긴 피해자로 인식되며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신 회장도 이번 1심에서는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선 이 부회장처럼 정권의 요구로 돈을 줬다는 피해자로 입장이 뒤바뀔지 아직은 모를 일입니다.

[앵커]

어쨌든 롯데그룹 더 나아가 재계는 충격이 클 거 같습니다.

현재 분위기 어떤가요?

[기자]

네, 집행유예로 풀려나긴 했지만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도 구속됐다 풀려났고 이번엔 신 회장이 구속됐습니다.

재계 1~5위 그룹 중 2개 그룹의 총수가 구속되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또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로 반재벌 정서가 고조되던 상황이 종식되고 분위기가 좀 바뀌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투자 및 고용 확대 등 국민에게 약속한 현안을 앞두고 총수 부재가 큰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도 밝혔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유통업계 등의 침체가 더욱 길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롯데그룹은 최근 몇 년간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경영권 분쟁이 다시 시작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네, 롯데그룹은 굿이라도 해야 할 판입니다.

2015년엔 면세점 탈락으로 경영상 큰 고통을 겪었고 다시 신규 특허를 취득하며 재기에 나섰는데 이번엔 총수가 구속됐습니다.

아울러 신 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로 호텔롯데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작년에는 정부 요청으로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큰 타격을 입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은 이제 원점으로 돌아간 모양새인데요.

신 회장의 뇌물 혐의가 유죄로 판결됨에 따라 롯데는 관세청의 법리 검토를 거쳐 다시 면세점 신규 특허 면허를 취소당할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앵커]

신 회장은 사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홍보 도우미를 자처하며 동분서주했는데 이런 국위선양도 결국 구속을 막지 못했군요?

[기자]

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후원금으로만 600억원 이상을 냈다"며 "신 회장 구속으로 맥이 빠진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잠실 123층 롯데월드타워에 성화를 점등하고 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평창 롱패딩을 기획했던 것도 소송 결과엔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과거엔 재벌이 잘못을 좀 해도 이런 봉사를 좀 하면 정상참작이 되어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사례가 있었는데 이제 그런 기대는 접어야 할 만큼 재벌에 대한 사회적 태도는 상당히 준엄해 진 셈입니다.

[앵커]

이번 신회장의 구속이 재계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거 같습니다.

어떤게 있을까요?

[기자]

당장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이 바늘방석일 거 같습니다.

한 숨 돌리나 했는데 신 회장 사례와 비견되며 자꾸 언급되는거 자체가 큰 부담일겁니다.

또 대법원에서 신 회장 사례를 들며 판결이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k스포츠재단에 돈을 준 기업은 롯데 뿐만이 아닙니다.

세 번째로 많은 68억원을 낸 SK하이닉스는 최태원 회장이 사면을 받은 직후 돈을 냈고 재판중이던 이재현 CJ 회장도 8억원, 김승연 회장의 복권을 바라는 한화도 15억원을 냈습니다.

그 외 현대차그룹 3개사 85억원, LG그룹 2개사 48억원, 포스코 30억원, GS그룹 8개사 26억원, KT 11억원, 대한항공 10억원 등입니다.

재단법인 K스포츠가 기부받은 액수는 270억원에 달하고 미르재단은 또 별도로 돈을 받았습니다.

신 회장이 뇌물죄로 구속되면서 이들 중 누가 다음 타자가 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재계는 이번 판결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국정농단에 연루된 총수 재판에서 '고무줄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재판부 탓만 할게 아니고 재계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수십년간 정경유착을 통해 각종 특혜를 누렸던 구태와 그 단맛을 잊지 못하고 이를 끊임없이 반복하다 결국 대가를 치루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총수와 기업자체의 운명을 동일시하는 것도 구시대적 발상이란 지적도 있죠?

[기자]

총수가 경영승계 등 사익을 위해 기업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총수의 구속을 무조건 기업의 위기로 단정짓는 것은 성급하단 반론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권력자도 돈을 요구하기 힘들어졌고 기업도 쉽게 응하지 못할 겁니다.

아무쪼록 더 나은 대한민국으로 가는 과정을 지켜봤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경제부 이경태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뉴스09]

연합뉴스TV : 02-398-4441(기사문의ㆍ제보)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