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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살 나이도, 왕복 6시간 통학도 학구열 막지 못했다

사회

연합뉴스TV 86살 나이도, 왕복 6시간 통학도 학구열 막지 못했다
  • 송고시간 2018-02-23 10:11:54
86살 나이도, 왕복 6시간 통학도 학구열 막지 못했다

[앵커]

1950~1960년대에는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경우가 많았죠.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말이 있는데, 포기하지 않고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은 할머니들의 졸업식장에 차병섭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환갑을 넘긴 할머니들이 조금은 특별한 졸업식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어려운 경제형편에, 딸들은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던 사회분위기 탓에 학교 문턱을 밟지 못했던 할머니들이 늦깎이로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들의 웃음으로 흥겹던 졸업식 분위기는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순간 숙연해지기도 했습니다.

<송정이 / 양원초등학교 졸업생> "(학교가는 친구들을 보며) 너무나 부럽고 속상해서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글을 모르니 자식들이 가져오는 가정통신도, 편지한장도 볼 줄 모르는 답답함을 겪었습니다."

올해 86살로 졸업생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김선조 할머니, 충남 아산에서 왕복 6시간 거리를 4년동안 통학한 양명순 할머니 등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졸업생들이 성취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김선조 / 양원초 최고령(86세) 졸업생> "오늘 같은 이런 영광이 내 인생에 처음인거 같아. 너무 기쁘고 아까 조금 울었는데. 내인생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정신이 있을 때까지 연필 안 놓고. 열심히 한번 노력해보겠습니다."

<양명순 / 양원초 원거리(충남 아산) 통학 졸업생> "길에서 많이 헤매기도 했어요 너무 멀어서. 전철까지 자전거가 35분 걸리고, 전철에서 서울까지 2시간 25분 걸려요. 감개무량하죠."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지나온 후 뒤늦게 펜을 잡은 할머니들의 졸업식은, 공부의 즐거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자리였습니다.

연합뉴스TV 차병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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