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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평양공연, 트로트부터 K팝까지…北 대중감성 건드린다

문화·연예

연합뉴스TV [뉴스초점] 평양공연, 트로트부터 K팝까지…北 대중감성 건드린다
  • 송고시간 2018-03-21 09:27:24
[뉴스초점] 평양공연, 트로트부터 K팝까지…北 대중감성 건드린다

<출연 : 연합뉴스TV 스포츠문화부 장보경 기자>

[앵커]

다음 달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리는 우리 예술단의 방북 공연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어제 실무접촉에서 시간과 장소, 출연진까지 공개가 됐는데요.

스포츠문화부 장보경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장기자, 10여년만에 평양에서 공연이 다시 열리게 되는군요.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어제 남북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예술단 평양공연을 위한 실무접촉 후 공동보도문을 내놨습니다. 우선 대략적인 내용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우리 예술단 규모는 160여명으로 합의됐습니다.

예술단은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각 1회씩 공연합니다.

4월 1일 첫번째 공연을 하는 것은 거의 확정적인데, 설비 등을 옮기는 문제로 두 번째 공연은 2일과 3일 둘 중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요.

정부는 1회 공연은 우리측 공연 위주가 될 것 같고, 2회 공연은 어떤 형식으로든 합동공연을 추진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방북경로는 어떻게 되나요?

2회 공연이라는 점도 그렇고 형식은 지난번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방북 경로는 우선적으로는 서해직항로, 그러니까 항로를 이용해 가는 것을 검토중인데, 정부는 국제사회에 설명하는 절차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예술단의 공연과 특히 비슷한 점에 우리가 내일(22일)부터 24일까지 평양에 기술진 위주로 꾸려진 사전점검단을 보내기로 한 부분인데요.

공연까지 불과 10일 정도밖에 남은 만큼, 준비에 박차를 기하기 위한 합의사항으로 보입니다.

숙소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정부는 북측에서 예술단 숙소로 고려호텔을 제안했다고 말했는데요.

결정은 사전점검단이 현지에서 보고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당초 정부가 북측의 대중적 감성을 한껏 자극할 만한 대중음악으로 채울 예정이라고 밝히긴 했었는데, 출연진을 보니까 정말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더라고요.

[기자]

네, 사실 어제 실무접촉에서 처음 논의를 한 것이다보니 선곡 문제까지는 논의가 되지 않았는데요.

우선 확정된 참여 가수들의 면면으로도 공연 무대를 어느정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2000년대 평양에서 무대에 선 경험이 있는 가수들이 포함됐습니다.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등이 그 주인공인데요.

조용필 씨는 특히 지난 2005년 이번 공연이 열릴 평양 류경 정주영 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고가의 암표가 나돌 정도였는데, 북한 노래도 일부 소화해 기립박수까지 받았습니다.

역시 이번이 두번째 방북인 이선희씨는 2003년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 통일음악회에 참가해 '아름다운 강산'을 열창했습니다.

또 지난달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 때 이선희 씨의 대표곡 'J에게'가 관현악곡으로 편곡해 여성 2중창으로 선보인 적이 있었던 만큼, 이번 공연 레퍼토리에 포함될 가능성도 높아보입니다.

최진희씨는 1999년과 2002년에 이어 이번이 벌써 세번째 방북 공연인데요.

최진희씨의 대표곡 '사랑의 미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윤도현씨는 지난 2002년 남한 록밴드로는 처음 북한 무대에 섰었는데요.

월드컵 응원가를 개사해서 불렀는데, 공연 후에도 북한에서 인기를 누렸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신 분들은 아무래도 익숙함에 큰 점수를 준 분들이 아닌가 싶은데요.

북한 젊은이들의 감성을 건드릴 가수들도 포함됐더군요.

[기자]

인기 댄스가수에서 발라드로 전향한 백지영을 비롯해 호소력 짙은 발라드 가수 정인, 알리 등 가창력이 돋보이는 이른바 실력파 가수들이 평양에 가는데요.

또 눈에 띄는 점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최정상급 아이돌그룹인 레드벨벳이 출연진에 포함됐습니다.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K팝을 북한에 공식적으로 처음 소개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레드벨벳은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5인조 걸그룹으로 꾸준히 히트곡을 내며 국내 가요계를 이끌고 있습니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한 북한 선수가 훈련 도중 레드벨벳의 히트곡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흥얼거려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요.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K팝이 얼마나 호응받을지 궁금합니다.

소녀시대 서현의 참여는 특히나 의미있습니다.

서현은 지난달 국립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 피날레에서 북한 가수들과 함께 합동 공연을 펼쳤는데요.

이번 공연에서 삼지연관현악단과의 재회가 이뤄질지도 관심사입니다.

이외에 현재로선 위대한 탄생, YB밴드 등 전속 밴드가 동행하기로 북측과 합의된 상태입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번 평양공연은 국내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대형 콘서트 형식이라고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네요.

이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연말 시상식이나 콘서트 정도잖아요.

게다가 그동안 경색됐던 남북간 문화교류의 시작을 알리는 거라 임무가 막중할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어제 남북 실무접촉에 우리측 대표단이 서울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가졌는데요.

우리 측 수석대표이자, 음악감독을 맡은 작곡가 겸 가수 윤상이 직접 질의응답에 답하기도 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윤상 / 평양공연 음악감독> "이정도 아티스트라면 정말 환상적인 쇼를 꾸밀 수 있겠죠. 북에 계신 동포 여러분들께 저희들이 한국에서 보여드리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감동과 어색하지 않음을 전해드리는 게 아마 가장 첫 번째 숙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네, 들으신 것처럼 시간이 열흘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편곡 등을 고려하면 준비기간이 촉박한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측 수석 대표인 윤상씨는 선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북측과 최대한 불편 없이 질 좋은 공연을 할 수 있게끔 우선적으로 시나리오를 짜는 것에 합의를 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북측이 공동공연을 재미있게 준비하자는 제안도 있었다고 말했고 현송월 단장이 굉장한 책임감을 느끼고 자리에 함께한 것으로 받아들었다고도 밝혔습니다.

출연진 선정 기준에 대한 답변도 있었습니다.

윤상씨는 이번 출연진들이 북에서도 최고의 가수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을 만큼, 이념과 체제에 관계 없이 우리 가수의 아이콘으로 각인된 분들이 아닌가 싶다는 의견을 밝혔는데요.

그렇기에 그 어느 때보다 북에서 공연하는 예술단원들의 다양성이 더 주목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본인은 이번에 노래를 하지 않고, 선후배들의 중간에서 잘 듣고, 음악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까지 우리 예술단의 방북 공연은 총 몇차례나 있었습니까?

[기자]

네, 1985년 이산가족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 교환방문을 시작으로, 2007년 전통서민연희단 안성남사당 풍물단 공연까지 지금까지 총 17차례의 공연이 있었는데요.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굵직한 것으로는 20002년 MBC 평양특별공연과 2003년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 통일음악회, 2005년 SBS 조용필 평양공연 등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까지 스포츠문화부 장보경 기자였습니다.

[뉴스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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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