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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 안할래요"…'성차별'에 결혼ㆍ출산 포기

경제

연합뉴스TV "독박육아 안할래요"…'성차별'에 결혼ㆍ출산 포기
  • 송고시간 2018-04-21 11:00:59
"독박육아 안할래요"…'성차별'에 결혼ㆍ출산 포기

[앵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요즘 인기인 성인가요의 가사입니다.

일하며 육아까지 떠안는 사회 분위기 속에 실제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는 미혼여성들이 늘고 있습니다.

여성의 경제활동과 육아는 공존할 수 없는 걸까요.

이준흠 기자입니다.

[기자]

여대생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내가 결혼을 한다면, 아기는 반드시 낳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 계신가요?"

전체 학생 63명 중 5명뿐입니다.

출산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성차별'이었습니다.

부부가 함께 일해도 육아는 여성 몫으로 떠넘기는 분위기가 출산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만든 것입니다.

<김민지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나도 일하고 남편도 일할 텐데 나혼자 집안살림을 하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고 내가 아이를 봐야하는 게 당연하고 자신은 도와주면 정말 좋은 남편이고 이런 생각 자체가 힘들 게 하는 것 같아요."

출산은 커녕 결혼까지 포기하겠다는 학생도 많았습니다.

<이태희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내가 며느리가 됨으로써 그 배우자의 가족으로부터 요구되는 게 너무 많고 그 역할의 부담이 너무 커서 내가 원하는 건 그 사람의 배우자가 되는 것 뿐인데…"

자아실현의 기회를 뒤로 한 채 어머니로서의 책임을 져야하고, 외벌이로는 허리띠마저 졸라매야 할 것이란 불안감이 컸습니다.

<성원정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아이를 키울 환경이 안된다고 생각하면 여성들이 보통 직장을 그만두고 키우기 시작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맞벌이가 아니고 한 명만 돈을 벌게 되니까 경제적으로 힘들 수도 있고…"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에서도 여성이 경제활동을 많이 할수록 출산율이 떨어졌습니다.

출산의 기회비용을 따지는 여성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자아실현과 육아는 공존할 수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둘의 관계가 반드시 반비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삼식 / 한양대학교 정책학과 교수> "성평등이 높으면 차별이 없어지겠죠. 출산·양육 때문에 경력단절도 없어지겠죠. 여성도 돈을 벌기 시작하니까 가처분 소득이 높아져서 결과적으로는 출산을 적어도 내가 희망하는 만큼 할 수 있죠."

결국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부의 결실인 아이를 함께 책임지고, 사회가 그런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아이 낳고 싶은 나라를 만드는 첫걸음이란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이준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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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