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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설렘·그리움·기다림…'한반도의 봄' 꿈꾸는 시민들

사회

연합뉴스TV [현장IN] 설렘·그리움·기다림…'한반도의 봄' 꿈꾸는 시민들
  • 송고시간 2018-04-29 09:00:07
[현장IN] 설렘·그리움·기다림…'한반도의 봄' 꿈꾸는 시민들

[명품리포트 맥]

[앵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국내·외의 높은 관심 속에 마쳤는데요.

한동안 긴장관계에 놓였던 남북이 다시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지켜보는 국민의 기대감도 컸습니다.

일반 시민부터 실향민까지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마음은 하나였습니다.

최지숙 기자가 이번주 현장IN에서 만나봤습니다.

[기자]

'평화, 새로운 시작'을 슬로건으로 열린 역대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

2007년 이후 10여년 만에 남북 정상 간 만남이 이뤄지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은 전국 곳곳으로 번졌습니다.

회담 당일, 이른 아침부터 전국 각 지에서 모인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문재인 대통령을 환송했습니다.

한반도 모양의 꽃밭이 등장한 서울시청 앞 광장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이수경 / 서울 성동구>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하는 모습을 봤을 때, 그냥 울었어요. 통일이 꿈인 줄 알았는데 이제 현실이 될 수도 있겠구나…"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고양 킨텍스 일대에선 한반도기로 인간 띠를 이루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은 한반도 단일기 200여 장을 하나로 연결해 행진하며 평화와 통일을 염원했습니다.

<최태봉 / 경기 고양시 덕양구>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을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가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긴장관계에 놓였던 서해5도와 휴전선 접경지에는 모처럼 활기가 돌았습니다.

서해5도 어민들은 어장 확장을 기대하며 한반도기를 어선에 달고 조업에 나섰고 확성기 소음으로 몸살을 앓던 경기 연천 등 접경지에는 대남 방송이 뚝 끊겼습니다.

<최태욱 / 경기 연천군 중면> "평화로운 것이 편안하니까 좋지. 고생을 하도 해서 전쟁은 겁이 나."

북녘 땅이 보이는 파주 임진각에는 진짜 '봄'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이곳 임진각에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평화를 기원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향민들이 고향을 향해 차례를 지내던 망배단에선 한반도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 거리를 상징하는 1천178마리의 함평 나비가 날아올랐습니다.

<지은진 / 파주 자연유치원> "친구들이랑 나비 날리니까 좋았고 우리나라가 평화로우면 좋겠어요."

전쟁의 상처를 안고 지내온 노년층은 감회가 남다릅니다.

<변종성 / 서울 구로구> "6·25 때 아버지가 참전하셔서 제가 3살 때 돌아가셨는데 다시 그런, 그와 같은 불행한 역사가 이뤄지지 않아야겠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교류가 활발해지길 누구보다 소망하는 이들은 바로 실향민입니다.

곧 다시 가족을 만나리라 기대했지만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많은 실향민들이 끝내 고향 땅을 밟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빛 바랜 사진 한 장으로 남은 아버지의 모습, 윤일영 어르신은 산소에라도 가볼 수 있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윤일영 / 미수복경기도중앙도민회장> "(고향에 가서) 지나온 얘기도 하고 산소 앞에 모여앉아 옛날 얘기를 하고…얼마나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겠습니까."

1·4 후퇴 때 동생들과 피난오며 어머니와 헤어진 박성재 어르신도, 오랜 시간 차마 포기할 수 없었던 희망을 다시 품어보고 있습니다.

<박성재 / 이북5도위원회 황해도지사> "50% 이상 돌아가신 것 같아요 실향민들이. 남은 분이라도 자기 고향을 가보든지 그 사람들만이라도 이산가족을 만나 생사 확인을 해주든지 이런 것이 실향민들의 바람이죠."

북한 체제를 몸소 겪은 북한이탈주민들은 당장 큰 변화가 오리라고 기대하진 않지만, 조금씩 통일의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북한군 보위부 출신으로 10여년 전 가족들을 데리고 귀순한 최현준 씨, 험난한 과정이었지만 신념을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탈북민들의 정착을 지원하고 있는 그는 언젠가 북녘의 동포들을 다시 만나면 진정한 자유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최현준 / 통일미래연대 대표> "통일되면 우리 부모, 형제, 일가친척, 친구들 앞에 떳떳이 나설 수 있는, 또 떳떳이 나섦으로써 우리 선택이 얼마나 옳았는지, 이것을 보여주고 싶거든요."

아프고 먼 길을 돌아 다시 손을 맞잡은 남과 북.

하나가 되는 '그 날'을 기다리는 국민의 염원이 모여 희망을 꽃 피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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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