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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27년만에 뭉친 탁구단일팀, 오늘 운명의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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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뉴스초점] 27년만에 뭉친 탁구단일팀, 오늘 운명의 한일전
  • 송고시간 2018-05-04 09:48:39
[뉴스초점] 27년만에 뭉친 탁구단일팀, 오늘 운명의 한일전

<출연 : 연합뉴스TV 스포츠문화부 박지은 기자>

[앵커]

남북 여자 탁구가 오늘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리는 2018 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 4강전부터 단일팀으로 나섭니다.

탁구 단일팀 구성은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이후 27년만인데요.

자세한 소식 스포츠문화부 박지은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남북 탁구 단일팀이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기간에 극적으로 구성이 됐네요?

[기자]

정상회담 이후 탁구 단일팀 얘기가 꾸준히 나오기는 했지만 오는 8월에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는데요.

어제 오후 속전속결로 남북단일팀이 성사됐습니다.

대진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를 꺾고 8강에 오르면서 남북 대결이 성사됐는데요.

8강전을 하루 앞두고 국제탁구연맹 재단 창립 기념회에서 남북선수들이 함께 어우러져 이벤트 경기를 하기로 했어요.

이 행사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우리 쪽 유승민 선수단장과 북한탁구협회 주정철 서기장이 서로 "내일 서로 경기가 있으니까 남북 이벤트 경기는 짧게 하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해요.

그런데 이 자리에서 대화가 단일팀으로까지 이어졌고 그 자리에 함께한 국제탁구연맹 회장까지 단일팀 구성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단일팀이 급성사 됐습니다.

[앵커]

단일팀 구성이 남북 탁구협회와 국제탁구연맹의 협의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잖아요?

[기자]

물론입니다.

단일팀 얘기가 나온 것이 8강전 바로 전날이었는데요.

24시간 동안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

우리 선수단을 이끌고 간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이와 관련된 사항을 대한탁구협회 임원들에게 보고를 했고요.

탁구협회에서는 대한체육회로, 대한체육회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로 전달하고 허가를 받는 이 모든 절차들이 하루 만에 급박하게 이뤄졌습니다.

북한 역시 해외에 거주중인 장웅 IOC 위원을 통해 북한 정부쪽으로 단일팀 합의 내용을 전달했고요.

8강전 시작 3시간 전에 남북 정부에서 단일팀을 최종 수락하면서 8강전을 치르는 대신 악수를 나누는 행사를 갖게 된 것입니다.

[앵커]

하지만 단일팀 구성에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이잖아요?

선수들도 모두 동의한 거죠?

[기자]

당연합니다.

단일팀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가장 먼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동의를 구했고요.

선수들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급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대표팀 양하은 선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양하은 / 탁구 국가대표> "역사 속에서만 듣던 단일팀이었는데 제가 그 단일팀이라는 그 역사 속에 다시 있게 돼 영광스러운 것 같아요. 기분이 되게 좋았어요 저희가 같이 매일 봐도 친하게도 잘 못지내고 그랬는데 어깨동무도 하고 그렇게 하다보니까…"

[앵커]

북한 선수들의 반응도 궁금하네요.

[기자]

우리 선수들이 하는 얘기가 "북한 선수들이 달라졌다" 인데요.

남북은 국제대회에서 자주 만났는데 좀전 눈인사 나누기도 어색할 만큼 경직된 모습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 직후 세계선수권에서 만난 북한 선수들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합니다.

농담까지 받더라는 게 선수들의 얘기였는데요.

국제탁구연맹 재단 창립 기념회에서 우리 선수들과 함께 한 북한선수들의 밝은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었습니다.

단일팀 구성에도 싫은 기색은 없어 보였는데요.

북한 여자대표팀의 에이스인 김송이 선수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김송이 / 북한 탁구 국가대표> "언제 우리도 단일팀 할 수 있을까. 내가 하면 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도 했는데 정작 다가오니까 긍지스럽기도 하고 자부심도 느끼고 앞으로 더 잘해야되겠다는 생각도 가지게 되고 대단히 기분도 좋고."

[앵커]

북한 선수 실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기자]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우리 대표팀이 단연 앞섭니다.

북한 선수들이 국제대회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세계 랭킹에서는 아무래도 우리가 앞서있습니다.

세계선수권에 참가한 북한 여자선수 4명 중 100위 내 선수는 조금 전에 소감을 전한 김송이 뿐입니다.

이 선수가 에이스입니다.

세계랭킹은 49위인데요.

2016년 리우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동메달을 딴 선수입니다.

일단 단일팀 구성으로 우리 선수들이 엔트리에서 빠지는 일은 없습니다.

이번 세계선수권 단체전에 우리나라는 5명이, 북한은 4명의 선수가 출전을 했는데요.

국제탁구연맹이 9명 전원 엔트리 등록을 허용했습니다.

다만 경기에 뛰는 선수는 3명입니다.

남북 코칭스태프는 회의를 통해 경기에 나설 선수 3명을 최종 결정할 계획입니다.

[앵커]

남북 단일팀의 4강 상대는 어느 팀인가요?

[기자]

4강 경기는 우리시간으로 오늘 오후 6시에 치러지는데요.

상대는 일본입니다.

일단 일본 여자대표팀의 세계랭킹은 2위입니다.

우리 대표팀이 5위, 북한이 22위인데요.

일본은 우리 대표팀이 노메달에 그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기도 했습니다.

남북이 뭉쳤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일본이 앞서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대표팀 역시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6년 만에 8강에 오르면서 분위기를 타고 있습니다.

그 동안 귀화선수 규정에 묶여 세계선수권에 나설 수 없었던 전지희 선수가 좋은 활약 보여주고 있고요.

북한 김송이 선수도 일본과의 4강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일본전을 앞두고 남북 합동 훈련도 가졌죠?

[기자]

1시간 30분 가량 공동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렸는데요. 합동훈련은 남북 선수들이 파트너를 이뤄 진행이 됐습니다.

강도 높은 스매싱 랠리를 펼치는 등 일본과의 여자 단체전 준결승을 대비했는데요.

서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등 훈련은 진지했지만 선수들의 표정 만큼은 밝았습니다.

또 우리 대표팀의 주장 서효원과 북한의 김송이는 자신이 쓰던 라켓을 교환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팀 명이나 유니폼 등은 어떻게 결정됐나요?

[기자]

팀명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때처럼 코리아를 쓰고 약자는 COR을 쓰기로 했습니다.

유니폼은 사전에 준비한 것이 없어 각자의 기존 유니폼을 입고 뛰기로 했습니다.

또 세계선수권에서는 3-4위전이 치러지지 않습니다.

4강 진출로 동메달을 확보한 건데요.

시상식에서 남북은 태극기와 인공기를 동시에 게양하기로 했고요.

우승할 경우 각각의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연주하기로 했습니다.

순서는 정하지 않았고요.

메달은 경기에 뛰지 않은 선수들까지, 9명 전원에게 수여됩니다.

[앵커]

사상 처음으로 구성된 남북 단일팀도 탁구였잖아요.

탁구 단일팀, 27년만이죠?

[기자]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에서 남북 단일팀이 난공불락 중국을 꺾고 우승한 감동적인 순간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으실텐데요.

특히 현정화와 북한 이분희 복식조가 보여준 환상의 호흡은 두고두고 회자가 됐고 영화로도 제작이 됐습니다.

다만 이제 세계선수권 단체전은 단식만 치르기 때문에 남북 복식조 경기는 볼 수가 없는데요.

지금 현정화 마사회 감독은 현재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스웨덴 현장에서 우리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는데요.

27년만의 남북 단일팀에 감격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현정화 감독은 이번 단일팀 재구성을 통해 국민들이 다시 한번 가슴 저 밑에서 부터 올라오는 뭉클함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습니다.

[앵커]

남북 체육교류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죠.

특히 탁구는 단일팀 구성으로 날개를 달았겠네요.

[기자]

남북 탁구 교류는 현재 열리고 있는 세계선수권을 시작으로 촘촘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다음달에는 평양에서 평양오픈이 열립니다.

그동안 우리 대표팀은 평양오픈에 참가한 적이 없었어요.

북한의 초청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북한 측이 이미 세계선수권에서 평양오픈에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우리측에 전달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7월에는 국내에서 코리아오픈 탁구대표가 열립니다.

당연히 대한탁구협회는 북한 초청을 추진할 계획이고요.

8월 아시안게임에는 다시 단일팀을 추진합니다.

탁구협회는 개인전을 제외한 단체전에 한해 단일팀으로 나선다는 계획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상황입니다.

[앵커]

이번 탁구 단일팀 구성을 계기로 남북 체육 사업은 더욱 활발해 질 것 같은데요.

[기자]

이미 급물살을 타고 있는 종목들이 많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 구성을 추진중인 종목 만도 탁구를 포함해 7종목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제안한 농구 교류를 비롯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벌이는 경평축구 부활 등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까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큰 역할을 했던 만큼 스포츠를 통한 남북 소통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뉴스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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