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쥐라고 하면 흔히 지저분하고 병을 옮기는 천덕꾸러기로 여겨지고는 하는데요.
거꾸로 영웅대접을 받는 곳이 있습니다.
내전을 겪은 아프리카 등지에서 땅에 묻힌 지뢰를 찾아내며 맹활약중인 '영웅쥐'를 김민혜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목줄을 맨 커다란 쥐 한 마리가 잔디밭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냄새를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느 쥐와 똑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땅 속에 묻힌 지뢰를 찾는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훈련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아프리카 주머니쥐라고 불리는 이 쥐들은 지능적이고, 특히 후각이 아주 잘 발달돼 있습니다.
냄새로 지뢰를 찾는 훈련은 약 9개월에 걸쳐 이뤄집니다.
우선 쥐들은 태어난지 약 3주가 지나면 사람들과 교감하는 법을 배웁니다.
여러 냄새가 혼합된 환경에서 TNT같은 폭약을 찾아내거나 정해진 경로를 탐색하는 훈련도 받는데, 화약을 찾아내면 바나나로 보상해주면서 냄새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탐지기로 지뢰를 제거하는 데 나흘이 걸릴 일을 30분만에 해치울 정도로 능력도 뛰어납니다.
그간 이들의 맹활약으로 아프리카 탄자니아와 모잠비크, 캄보디아 등 7개 나라에서 제거된 지뢰는 1만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석 트레이너 / 벨기에 비정부기구 'APOPO'> "훈련받은 쥐들이 지뢰 제거를 위해 해외로 보내졌고 이로 인해 저희는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믿습니다."
아프리카 주머니쥐의 몸무게는 약 1.3kg.
지뢰가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가볍다 보니, 그간 수많은 쥐들이 지뢰 제거반에 투입됐지만 지뢰를 밟아 목숨을 잃은 사례는 없습니다.
연합뉴스TV 김민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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