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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내몰린 아이들…'부랑아 수용소' 선감학원

사회

연합뉴스TV 죽음으로 내몰린 아이들…'부랑아 수용소' 선감학원
  • 송고시간 2018-06-22 20:45:31
죽음으로 내몰린 아이들…'부랑아 수용소' 선감학원

[앵커]

선감학원이라는 곳 들어보셨나요?

일제 강점기이던 1942년 설립돼 해방 이후에는 부랑아 수용시설로 활용됐는데요.

수용된 아동들이 심각한 구타와 강제노역에 시달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김수강 기자입니다.

[기자]

머리를 바짝 깎은 아이들이 일제히 같은 옷을 입은 채 경례를 하고 있습니다.

선감학원, 일제강점기 당시 소년들을 교화시킨다는 목적으로 경기도 안산시 선감도에 설립한 이 곳은 해방 이후 한국 정부로 넘겨졌습니다.

부랑아 수용시설로 활용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부랑자가 아닌데도 공무원들이 단속 실적을 위해 정상적인 가정의 아이들을 납치해 보내는가 하면, 수용된 아동들은 염전, 농사, 축산 등 강제노역에도 내몰렸습니다.

또 상습적인 구타와 극심한 배고픔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큰누나를 만나기 위해 서울을 찾았던 9살 김영배 씨는 서울역 앞에서 경찰에 붙들려 선감학원에 보내졌습니다.

<김영배 / 선감학원 피해 생존자> "너무 배가 고파 식당에서 나오는 쓰레기 더미를 헤치며 먹을 것을 찾기도 하였습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는 반복되는 구타와 손가락에 연필을 넣고 돌리는 고문 등…"

이대준 씨는 시장에서 만난 아저씨가 맛있는 걸 사주겠단 꼬임에 넘어가 선감학원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이대준 / 선감학원 피해 생존자> "저희들의 어린 시절은 구타와 강제노역, 굶주림에 두려움과 공포, 이런 가혹한 가시밭길을 걸어가야만 했습니다."

당시 선감학원에 수용된 아이들은 모두 4,600여명, 이 가운데 40% 가량이 8~13살이었습니다.

선감학원은 1982년까지 운영됐는데, 간신히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3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신체적 장애는 물론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정부 차원의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 인권위는 선감학원을 통한 강제수용과 감금은 국가범죄이자 인권범죄라고 규정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수강입니다.

kimsoo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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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