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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의 52시간…"저녁있는 삶은 그저 꿈"

경제

연합뉴스TV 소상공인의 52시간…"저녁있는 삶은 그저 꿈"
  • 송고시간 2018-06-23 18:50:21
소상공인의 52시간…"저녁있는 삶은 그저 꿈"

[앵커]

대기업 직원들이나 공무원들은 이른바 '워라밸'을 넘볼 수 있지만 소상공인들에겐 꿈만 같은 이야기입니다.

가게를 유지하려면 하루 8시간 영업으론 어림도 없고 시간을 맞추기 위해 직원을 더 뽑기엔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는데요.

이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시장에서 떡장사만 12년째인 최태규 씨는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소식이 들려오자 걱정이 앞섭니다.

당장 임대료와 직원 3명의 월급을 맞추기 위해선 하루 12시간 근무는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또 명절기간엔 주문량을 소화하려면 직원들은 물론 가족까지 총출동해 밤새기가 일쑤라 하루 8시간 근무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나아가 주말 장사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휴일근무도 법정시간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최씨에겐 저녁 있는 삶을 위한 주52시간 근무제가 짐으로 다가옵니다.

<최태규 / 종로연떡방 대표> "사람도 더 써야 되고 경비도 더 나가고 최저임금까지 겹치면서 가게 운영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저녁 있는 삶은 취지는 좋지만 저희들한테는 꿈같은 현실이고…"

실제로 최씨와 같은 자영업자들은 하루 평균 약 11시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5명 미만 사업장의 소상공인 700명에게 물어본 결과 업종별로 가장 적게 일하는 곳 마저도 10시간을 넘겼습니다.

대학가에서 고깃집을 10년째 운영하는 임태현 씨도 곤란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주52시간 근무를 위해선 기존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이는 대신 인력을 더 뽑아야하지만 매출이 지난해 평균보다 30% 정도 줄어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식당 직원 대부분이 생계를 위해 일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을 마냥 줄일 수만은 없어 답답하다고 말합니다.

<임태현 / 올레제주뒷고기 대표> "어차피 한 사람을 더 써야 된다면 시간을 반으로 줄여서 반반씩 하면 이 사람은 생계가 안 된다는 거죠. 어쩔 수 없이 투잡을 해야되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움츠러든 내수시장과 더불어 최저임금도 오른 상황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소식에 소상공인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동훈입니다.

yigiz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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