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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풍향계] 선순환과 도돌이표…여야 계파정치의 운명은?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 풍향계] 선순환과 도돌이표…여야 계파정치의 운명은?
  • 송고시간 2018-06-24 13:17:17
[여의도 풍향계] 선순환과 도돌이표…여야 계파정치의 운명은?

[명품리포트 맥]

계파의 사전적 뜻은 하나의 조직을 이루는 작은 조직입니다.

하지만 사전적 뜻과는 달리 정치권에서 쓰이는 계파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계파라는 단어 뒤에 갈등, 충돌, 싸움이 전매특허처럼 따라붙기 때문입니다.

계파 간 건전한 경쟁과 협력도 존재할법 한데 왜 이런 용례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일까요.

현실 정치의 세계로 다시 돌아가보겠습니다.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은 당권경쟁 국면으로 전환했습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이 8월 25일로 확정됐기 때문입니다.

<박범계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철저하게 준비해서 지방선거에서의 열화와 같은 지지와 성원에 보답하는 전당대회를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7선부터 초재선까지 자천타천 후보군만 최대 20여명에 이릅니다.

당권 주자가 넘쳐나는 이유 중 하나는 2020년 총선 공천권이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새 대표가 되면 여당 내 권력 밑그림을 그리는 총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쥘 수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친문재인, 이른바 친문 진영과 비문 그룹 간 신경전도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친문 인사들은 차기 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더욱 안정적이고 힘있게 이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면 비문 진영은 친문의 독주를 견제해야 여권 전체의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현재로써는 양측의 힘 겨루기가 계파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친문 진영의 구심력과 장악력은 강할 수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비문 그룹은 특정한 차기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뭉친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노무현 정부 시절의 트라우마도 친문과 비문의 과열 경쟁을 막는 브레이크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과거 친노와 비노의 대립, 고질적인 당청 갈등이 정권을 뿌리째 흔들었고 결국 정권을 내주게 됐다는 공감대가 당내에 형성돼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여당이 계파대립에서 벗어나 안전지대에 있다고 진단하기도 어렵습니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국정운영의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는 점이 또다른 역설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기상황 관리에 실패했을 경우 여권 내 책임 공방이 이전보다 더욱 커질 수 있고 친문과 비문의 대립은 그때부터 본격화할 수 있습니다.

최근 여권 내에서 '국민의 높은 지지가 두렵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습니다.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런 만선의 기쁨도 잠시이고 우리는 민심의 바다에 두려운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으로 먼 길을 항해하는 기분입니다."

이처럼 민주당이 계파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면 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계파 싸움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고 친박의 맏형 서청원 의원이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탈당을 선언했지만 계파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비박계 박성중 의원의 휴대전화 메모는 갈등 확산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친박 핵심이 모인다', '목을 친다'라는 과격한 표현이 담긴 메모가 공개되면서 친박은 살생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당 혁신안을 논의하기 위한 지난 목요일 의총은 5시간에 걸친 계파 싸움터로 변질됐습니다.

<김기선 / 자유한국당 의원> "어떤 논의 과정도 없이 당의 중요한 진로와 관련된 것, 노선과 관련된 것을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혼자 그렇게? 그것이 적절하냐…"

<김성태 /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더 이상 당내 갈등을 유발하고 당내 분열을 자처하는 행위는 어떤 경우든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서청원 의원이 탈당의 변에서 "친이ㆍ친박의 분쟁은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라고 했지만 한국당은 여전히 계파 갈등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당의 사전적 뜻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정당은 정치적 주의나 주장이 같은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한 단체를 말합니다.

여야의 각 계파가 당내 권력에 얽매이지 않고 정당의 본래 의미로 돌아간다면 비극적 도돌이표가 아니라 건전한 경쟁과 협력이라는 선순환 관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여의도 풍항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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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