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현장IN] 아주 특별한 수사…'특검'이 남긴 것과 남길 것

사회

연합뉴스TV [현장IN] 아주 특별한 수사…'특검'이 남긴 것과 남길 것
  • 송고시간 2018-07-02 08:55:09
[현장IN] 아주 특별한 수사…'특검'이 남긴 것과 남길 것

[명품리포트 맥]

'드루킹' 김동원 씨를 주축으로 한 댓글 여론 조작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4월입니다.

여권 실세 현역 의원의 연루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경찰이나 검찰이 아닌 특별검사의 임명을 세차게 요구했습니다.

<현장음> "민주당 댓글공작 즉각 특검하라! (특검하라! 특검하라! 특검하라!)"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을 한번 볼까요.

국회가 수사의 필요성을 의결하거나 법무부 장관이 필요성을 인정한 사건이 특검 대상이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다른 어떤 사건보다 엄정한 수사와 법률적 판단이 필요할 경우에 특검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죠.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 특검과 옷 로비 의혹 특검을 시작으로 이제껏 13차례 특검팀이 꾸려졌는데 유력 정치인과 친인척, 또는 측근 실세들이 연루된 비리 사건이 유독 많았습니다.

가장 최근에 마무리된 특검은 2016년 말 출범한 국정농단 특검입니다.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진 수사팀은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의혹과 삼성그룹의 뇌물 의혹 등을 수사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모두 30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이 입주했던 건물 주변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2년 전 이곳에는 사건 관련 인물들이 수시로 등장했고 언론의 취재 열기까지 더해지면서 행인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전국에서 날아온 꽃다발은 두 달 간의 수사기간 특검 주변을 에워쌌습니다.

형형색색의 메모에는 다양한 응원의 문구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특검을 성토하는 집회도 심심치않게 열리면서 자칫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는데요.

특검팀이 입주했던 건물은 이제 텅 비었고 지난했던 수사의 흔적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숨가빴던 당시를 기억하는 시민들은 적지 않습니다.

<김선미 / 국정농단 특검 건물 인근 상인> "검사님들하고 기자분들 오셔서 식사 하시고 하셨죠. 사람들이 또 많았잖아요. 시위하시는 분들도 오시고. 지금은 이제 조용하죠."

<국정농단 특검 건물 관리인> "힘 실어 주려고 화환, 여기 쫙 깔리고 길바닥에도 깔리고 포스트잇 여기 와서 붙이고 난리 났었지. 보람이 있었지. 특검팀들이 잘하니까."

물론 모든 특검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아닙니다.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측근비리 의혹 특검과 2005년 철도공사 유전개발 의혹 특검 등은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정치적 논란만 키웠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삼성 비자금 특검과 BBK 특검, 내곡동 사저 의혹 특검 등 일부 특검은 무용론이 제기될 정도로 싸늘한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부실 수사를 통한 직무유기 혐의로 특별검사가 검찰에 불려나오는 웃지못할 촌극도 우리는 지켜봐야 했습니다.

<정호영 / 전 'BBK 사건' 특별검사>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적극적으로 바로잡을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검의 희비는 어떻게 갈리게 될까…

법조계에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특검이 만들어져야 했던 그 취지대로 수사방향을 잡아야 하고 또 흔들림없이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신업 / 변호사> "특검이 출범하게 되면 국민들은 큰 기대를 걸게 되죠. 특검은 무엇인가 다를 것이다, 하지만 특검이 초기부터 정권의 눈치를 본다든지 증거확보를 미룬다든지 이렇게 되면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하고 흐지부지될 것이거든요. 특검 무용론이 나올 것이고…"

드루킹 특검팀은 이제 막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허익범 / '드루킹 사건' 특별검사> "분명히 고도의 정치적인 사건인 것은 분명한데 처리하는 방법과 절차는 법에 의해서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하겠습니다."

강남역 인근 건물에 사무실을 마련한 드루킹 특검팀은 앞으로 길면 90일 동안 수사를 이어가게 됩니다.

정치와 정파의 산물인 특검은 아니러니하게도 그들과의 확실한 선긋기를 출범과 동시에 다짐했고 그 신념을 끝까지 지켜낸 뒤에야 성공한 특검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18년 여름, 13번째 특검은 국민들에게, 또 특검 주변인들에게 훗날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요.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halimkoo@yna.co.k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