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수지도, 하천도, 개울도 다 마르면서 이삭이 배기 시작한 벼들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폭염과 가뭄에 타들어 가는 농심을 김경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들녘이 불에 탄 듯 온통 붉게 물들었습니다.
이삭도 배지 못한 벼가 말라 당장 바스러질 것만 같습니다.
힘겹게 나온 이삭도 쭉정이만 남은 상태입니다.
40여일 넘게 마른하늘이 이어진 탓입니다.
농민들은 안 해 본 게 없습니다.
<서상수 / 무안군 해제면 만풍1리 이장> "지금 비가 와도 수확률은 많이 감소할 거예요. 이것만 1년 내내 바라보고 있는 농민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어요."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제는 물을 대도 살아날 가망이 없습니다.
가뭄 피해를 본 논입니다.
잎사귀는 이렇게 타들어 가듯 말라 비틀어졌고, 바닥은 손이 들어갈 정도로 깊은 공간이 생겼습니다.
바로 옆 하천도, 개울도 이미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양수기 호스만 어지럽게 널려있고, 양수기 소리도 힘겹게만 들립니다.
농민의 가슴은 더 타들어 갑니다.
<김기판 / 함평군 함평읍 장교3리 이장> "눈물도 나죠. 다 자식처럼 농사를. 이거 한 포기도… (하늘을) 원망도 하죠. 너무 하신다. 너무 하신다. 여기만 유독 비가 안 와요. 한 방울도…"
벼 고사 피해 면적은 전남 무안과 함평에서만 160㏊가 넘습니다.
피해 집계가 이제 시작됐는데,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앞으로도 비다운 비 소식이 없어 피해는 겉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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