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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서울서 잇단 '땅꺼짐'…폭우에 부실공사 겹쳐

사회

연합뉴스TV [현장IN] 서울서 잇단 '땅꺼짐'…폭우에 부실공사 겹쳐
  • 송고시간 2018-09-09 09:00:02
[현장IN] 서울서 잇단 '땅꺼짐'…폭우에 부실공사 겹쳐

[명품리포트 맥]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유치원 건물.

건물은 왼쪽으로 기울어졌고, 곳곳에 금이 간 흔적이 보입니다.

지난 7일 밤 11시 22분쯤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붕괴돼 인근 지반이 무너지면서 지하 1층·지상 3층짜리 유치원 건물이 10도가량 기울어졌습니다.

<박일구 / 서울 동작구 상도동> "철근, 수도, 가스 다 엮여있잖아요. 그게 걸려 있으니까 넘어가면서 무게를 못 이겨 '지지직 쾅쾅' 소리나고 그러죠."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뒷편의 공사장.

대부분의 아파트 거주민이 잠들어있던 새벽 4시 36분쯤, 별안간 천둥치는 듯한 소리와 함께 공사장 흙막이벽이 무너졌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도미노처럼 아래서 그냥 푹 꺼져버린 거야…내 보는 순간 앞에서 땅이 사라지고 나무가 다 사라져 들어가 버렸어. 그걸 본 사람이 마음이 어떻겠냐고요."

땅꺼짐 현상이 있었던 이곳 아파트 공사장에선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침하가 일어난 아랫부분을 흙으로 메우는 작업으로 혹시 모를 땅꺼짐 재발을 막기 위해섭니다.

이번 땅꺼짐 현상들은 비 온 뒤 약해진 지반에서 토목공사를 하던 중 토사를 막는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발생했습니다.

두 붕괴 모두 전조가 있었습니다.

가산동에선 사건 발생 열흘 전 이미 아파트 주차장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있었고, 상도동 유치원도 마찬가지로 지난달 실내 바닥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가산동과 상도동에서 발생한 지반침하는 엄밀히 말하면 싱크홀은 아닙니다.

싱크홀은 석회암 등 퇴적암이 많은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자연 현상으로, 땅이 가라앉아 생긴 구멍을 의미한다면, 이번 붕괴는 지하공사 중 지반을 파내는 동안 벽면의 붕괴나 토사의 유입을 방지하는 흙막이벽이 무너지며 지반이 침하된 겁니다.

2014년 서울 석촌 지하차도 지반 침하, 2015년 용산 싱크홀 등 땅꺼짐 현상은 잊을만하면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실 서울 도심에서 땅꺼짐 현상은 그리 드문 일은 아닙니다.

통계로 보면, 땅꺼짐 현상은 2013년부터 매년 서울에서만 700여 건 발생했습니다.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땅꺼짐 현상의 원인으론 하수관 손상이 66%인 3,000여 건으로 가장 많았고, 관로공사 등 공사가 31%인 1,400여 건으로 2번째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지난해엔 면적이 4㎡가 넘는 대형 땅꺼짐 현상도 100여 차례나 발견됐습니다.

이렇게 서울에서 땅꺼짐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하 매설물이 많기 때문이란 의견이 나옵니다.

<윤태국 / 한국건설기술교육원 교수> "상대적으로 수도권에서 많이 침하가 발생되는 이유는 지하에 매설된 시설물이 많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그 부분 자체도 강남 지역이라든지 이쪽에 발생되는 이유는 매립이 돼있는 지층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적은 인원과 빠듯한 시간으로 인해 기초공사가 부실해진 것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수곤 /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이걸 사건으로만 보고 넘어가는데. 사건이 아니라 공사하다 싱크홀, 침하, 건물 무너지는 것은 모양만 다르지 공사 주변에서 부실공사에 따른 피해가 다 생기고 있는데…"

지반침하에 따른 인적·물적 피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재난의 전조를 잘 파악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수곤 /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요번에 금천구에서 잘했어요. (시민들이) 민원 하셔야 해요. 그러면 구청에서 구청장 직속으로 위원회를 만들어서 그 지역 전문가들과 금방금방 소통해서 해결할 수 있도록…"

땅꺼짐 현상은 막대한 재산피해는 물론 인명피해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정부와 지차체, 관련 기업들의 결단과 혜안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makehm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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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