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리뷰]
[앵커]
식품 포장에 HACCP(해썹) 인증 붙은 것 많이들 보셨을 것입니다.
원료부터 제조, 유통까지 안전하게 관리된다는 증명인데 실제 그런지 의문입니다.
식품을 만드는 기계에 공업용 윤활유를 써도 감점부과에 그칠 정도로 허술하기 때문입니다.
박진형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대형 음료공장에서 음료 제조기에 뭔가 넣고 있습니다.
바닥에 보이는 짙은 갈색 액체, 바로 공업용 윤활유입니다.
과자원료 세척기 안쪽 체인은 짙은색 윤활유에 찌들어 있습니다.
제조과정에서 식품에 묻거나 열 때문에 기화해 식품에 붙을 수 있기 때문에 식품제조용 윤활유는 따로 있습니다.
짙은 색깔인 공업용과 달리 색도 흰색이거나 투명하고 미국 등에서 인증을 받은 제품들입니다.
<곽병만 / 남양유업 식품안전관리센터장> "윤활제도 식품그레이드(등급)이 있고, 일반 공업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보시는 바와 같이 식품에 대해서는 식품그레이드(등급)으로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미국 해썹 기준은 식품제조기에 식품제조기용 윤활유 사용이 의무지만 국내에선 '할 수 있다'로 돼있습니다.
식약처는 "식품, 식품첨가물외에 미국 등 외국에서 허용된 것을 쓸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지만 누가 봐도 권고규정으로 보입니다.
실제 해썹 평가심사 때, 식품제조기용 윤활유을 쓰지 않는 게 확인되도 감점 1점에 불과합니다.
비용도 부담입니다.
<업계 관계자> "가격이 비싸니까 매일 쓰는 거니까, 엔진오일같은 경우에는 쉽게 구하잖아요. 1리터에 3천원…"
사정이 이러니 식품제조기용 윤활유를 쓰는 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해썹이 식품기업들의 마케팅용 인증이 아니라 그 표시 하나만으로 믿고 사먹을 수 있는 엄격한 제도로 재설계되지 않으면 없느니만 못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박진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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