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1 12: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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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취지 판결

[앵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종교나 양심은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라고 판단했습니다.

2004년 이후 14년 만에 판례가 바뀐 것입니다.

대법원에 나가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보윤 기자.

[기자]

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종교나 양심을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로 봐야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004년 대법원 판단을 14년 만에 뒤집은 것입니다.

대법원은 국가가 개인에게 양심에 반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양심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의무 이행이 자신의 인격을 파멸시킨다는 절박한 이유로 불이익을 감수하는데 이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또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허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에도 위배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 모 씨에게 종교나 양심은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가 아니라는 전제만으로 아무런 심리 없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은 법리를 잘못 해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을 다시 심리하면서 피고인은 본인의 양심을 소명할 자료를 제출하고 검사는 이 자료의 신빙성이 없다는 방법으로 혐의를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13명의 대법관 가운데 김명수 대법원장을 포함한 8명이 이같은 의견을 냈고 반대는 4명, 1명은 별개의견을 냈습니다.

[앵커]

네. 반대의견을 낸 4명의 대법관은 어떤 이유를 들었나요?

[기자]

반대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양심이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보고 이 피고인에게 유죄를 확정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신념이나 가치관 같은 주관적 사정은 질병이나 재난 등 객관적인 사정과는 달리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겁니다.

때문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양심의 자유는 국방의 의무 실현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진정한 양심의 존재 여부를 심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이나 병역의무 형평성에 비춰보아도 양심적 병역거부는 인정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관련 재판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네. 분명한 것은 이번 판결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무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대법원에서 진행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총 227건입니다.

양심이나 종교가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유죄 판결을 내린 사건들은 오늘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전부 다시 심리하게 될 예정입니다.

이 중 피고인의 정당한 사유, 즉 진정한 양심이 인정되는 피고인들에 대해서만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미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구제받기 어려울 전망인데요.

대법원 판결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대법원에서 연합뉴스TV 김보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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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Category: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