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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풍향계] 백혈병 사과 김기남…통신대란 눈총 오성목

경제

연합뉴스TV [CEO풍향계] 백혈병 사과 김기남…통신대란 눈총 오성목
  • 송고시간 2018-11-30 18:04:54
[CEO풍향계] 백혈병 사과 김기남…통신대란 눈총 오성목

[앵커]

한 주간 재계 수장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들여다보는 'CEO 풍향계'입니다.

11년간의 백혈병 분쟁 끝에 사과를 한 삼성전자의 김기남 사장, 통신대란에 대한 해명을 하다 눈총을 받은 오성목 KT네트워크 사장 소식을 한상용, 정선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11년 분쟁 끝에 나온 사과죠.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 근무하던 황유미 씨가 2007년 3월 사망하면서 불거진 '백혈병 논란'.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이 허리 굽혀 공식으로 사과했습니다.

<김기남 / 삼성전자 사장>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양측이 오랜기간 반목과 비방을 거듭하다 불신의 벽을 허물고 나온 타협에 긍정적 평가가 많습니다.

삼성 내부에선 실질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통큰 결정'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 통큰 결정이라는 데는 아직 의문이 붙습니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복역하다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은 내년 초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일찍부터 보살펴드리지 못했고 조속한 해결 노력이 부족했다고 김기남 사장이 인정한 것처럼 왜 이 시점에 합의가 이뤄졌는지 때늦은 안타까움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통신대란에 공개 사과한 CEO도 있습니다.

KT 아현지사 화재로 그 일대가 한때 대혼란에 빠졌죠.

황창규 KT 회장은 현장을 찾아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렸다"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 고객들에 대해 적극적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그런데 사과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KT 네트워크부문장인 오성목 사장이 '법적으론 우리에게 문제는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겁니다.

<오성목 / KT네트워크 사장> "D등급 국사는 아직 백업체계로 안 돼 있습니다. 왜냐하면 백업한다는 거는 굉장히 많은 투자가 수반이 되고 그 부분은 아직 저희가 만들지 못했습니다."

물론 기업이 수익성을 추구하는 건 당연하겠죠.

하지만 오 사장의 발언은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줬습니다.

국가적 통신망을 관리, 유지하는 기업이 안전에 있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등한시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론 억울한 순 있겠지만 오 사장은 이번 화재를 계기로 투자의 효율성만 강조한 모양새가 됐습니다.

"청년으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

재벌 총수로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갑자기 사퇴한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남긴 말입니다.

코오롱그룹을 23년간 이끌어 오다 임직원 행사 중 예고 없이 퇴임을 선언했습니다.

내년 1월 1일자로 회장직을 포함해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도 물러나겠다는 겁니다.

'자유인'을 상징하듯 청바지에 터틀넥 스웨터 차림을 한 이 부회장의 사퇴 선언에 임직원들은 탄성을 쏟아냈다고 합니다.

이 회장은 코오롱그룹 창업주 이원만 회장의 아들 이동찬 명예회장의 외아들로 태어났죠.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해 20년 뒤 회장에 취임해 3세 경영을 이어갔습니다.

이제는 그의 아들이 4세 경영의 닻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 담당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는데 회장으로 가기 위한 경영 수업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과감한 결정을 한 이 회장이 금수저 특권을 내려놓고 어떤 도전을 하게 될지 주목됩니다.

거액의 주식을 친족들에게 깜짝 선물해 놀라움을 준 CEO도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입니다.

경영지원에 대한 보답 명분으로 친족들에게 SK 주식 329만주를 증여한 건데요.

주식 가치가 9,000억원이 넘습니다.

수혜자는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사촌 형인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 가족, 사촌 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그 가족입니다.

이번 증여로 180억대, 30억대 상당의 주식을 보유한 10대 부자도 2명이나 탄생했습니다.

받는 사람 입장에선 엄청난 '횡재'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세대를 건너뛴 이번 증여의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습니다.

상속세보다 주식을 선물한 데 따른 증여세가 적기 때문이 아니겠느냔 추측도 나오는데요.

SK그룹은 "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힘을 보태준 친족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친족들이 힘들 때 분명 힘을 보태준 건 사실이겠죠.

그래도 총수 일가 논란이 일 때마다 주변에서 고생했던 임직원 입장에선 친족이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 됐을지 모르겠습니다.

주요 그룹들이 연말 인사 시즌에 돌입했지만 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불확실성까지 가중돼 CEO들의 유임이 많을 것 같습니다.

혁신을 강조하는 정부와 안정 지향의 대기업들.

앞으로의 조화가 어떨지 주목됩니다.

이번 주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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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