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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풍향계] 불명예 퇴진 오영식…불분명 퇴진 이서현

경제

연합뉴스TV [CEO풍향계] 불명예 퇴진 오영식…불분명 퇴진 이서현
  • 송고시간 2018-12-14 18:28:56
[CEO풍향계] 불명예 퇴진 오영식…불분명 퇴진 이서현

[앵커]

한주 간 재계 수장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는 CEO풍향계입니다.

KTX 탈선 사고로 불명예 퇴진한 오영식 코레일 사장,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퇴진 소식을 한상용, 정선미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재계는 아니지만 우리 산업계의 동맥, 철도 CEO였죠.

10개월만에 불명예 퇴진한 오영식 코레일 사장입니다.

KTX 탈선 사고 사흘 만에 전격 사퇴했습니다.

잇따른 열차사고의 책임을 통감해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인데요.

지난 2월 취임한 오 사장은 그간 철도 안전을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오영식 / 코레일 사장> "끊임 없는 서비스 혁신을 통해서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하고 사람 중심의 절대 안전 체계를 실현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3주 간 코레일에서는 10번이나 사고가 나면서 이미 국민 불안이 커진 것입니다.

게다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이를 회피하는 듯한 사퇴의 변도 논란거리가 됐습니다.

"공기업 선진화라는 미명 아래 추진된 대규모 인력 감축과 과도한 경영합리화, 민영화가 근본 원인"이라고 밝힌 것인데요.

물론 그럴듯한 지적이지만 전문성 없는 인사가 코레일 CEO를 맡는 관행적 낙하산 인사가 더욱 근본적 이유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재계에서는 삼성가의 CEO 사퇴가 시선을 끌었습니다.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입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막내 딸이자 이재용 부회장의 여동생이죠.

과거 제일모직을 포함해 패션사업을 16년간 맡다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마자 삼성복지재단 신임 이사장에 선임됐습니다.

그런데 물산 사장직을 그만둔 이유는 석연치 않습니다.

경영능력에서 오빠인 이 부회장, 언니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에 비해 부진한 실적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이번 사퇴후 물산 직원들의 동요설, 패션 부문 매각설도 나왔습니다.

삼성 측은 "이서현 이사장이 오빠와 매우 가까워 최측근만 할 수 있는 복지사업을 맡게 됐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는데요.

삼성 총수 일가의 내부 행보는 사실 삼성 직원들도 확인하기 어렵지만 이 부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하나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만 2차례 공식 사과를 하고도 승진한 CEO가 있습니다.

그만큼 업무상 과오보다는 실적이나 성과가 훨씬 컸기 때문일텐데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입니다.

반도체 전문가로서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사상 최대 실적을 주도했습니다.

무역의 날에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900억 달러' 수출의 탑을 받기도 했습니다.

김 부회장은 이 상을 받고나서 만감이 교차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와 백혈병 논란에 무거운 마음으로 2차례나 공식 사과했기 때문인데요.

한번 보시죠.

<김기남 / 삼성전자 부회장> "회사 사업장에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사고를 당한 직원과 그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김기남 / 삼성전자 부회장>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잘못된 일을 인정하고 신속히 사과하는 것은 책임있는 경영자로서 당연한 일이겠죠.

하지만 삼성전자의 실질적 최고 경영자인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사과한 것이 아니냐는 관전평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삼성 총수인 이 부회장은 4년째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습니다.

얼마전 비행기 내 갑질 논란으로 곤란을 겪었던 CEO죠.

이번엔 더 큰 고난에 직면했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입니다.

서 회장이 최대 주주이자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업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분식회계 의혹에 휩싸인 것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이 회사가 계열사인 셀트리온에 국내 제품 판매권을 되팔아 받은 218억원을 '매출'로 처리한 것이 분식회계가 아닌지 감리에 착수했습니다.

서 회장 입장에서는 늑대를 피한 뒤 호랑이를 만난 격이라 할 수 있을까요?

얼마전 임직원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항공편에서 기내 사무장과 언쟁을 한 사실이 불거진 뒤 갑질 논란이 있었죠.

이 논란은 서 회장의 사과와 해명으로 금세 수그러들었습니다.

그러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분식회계 의혹에 휩싸이면서 파급력이 더 큰 일과 맞닥뜨렸습니다.

우리나라 대표적 자수성가형 CEO중 한 명인 서 회장이 이번 파장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청와대와 갈등설이 끊이지 않았던 김동연 부총리가 물러나고 홍남기 신임 부총리의 '2기 경제팀'이 꾸려졌습니다.

팀워크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 자영업자들과도 소통해 현실적인 정책을 내놓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번주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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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