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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하던 트럼프 '빈손'…미국 언론 "외교적 실패"

세계

연합뉴스TV 낙관하던 트럼프 '빈손'…미국 언론 "외교적 실패"
  • 송고시간 2019-02-28 23:11:03
낙관하던 트럼프 '빈손'…미국 언론 "외교적 실패"

[앵커]

비핵화를 북미 간 2차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마무리되면서 주요 외신들도 주요뉴스로 긴급 보도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결과를 낙관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실패로 규정했는데요.

워싱턴 연결해 자세히 분석합니다.

윤석이 특파원.

[기자]

네, 워싱턴입니다.

[앵커]

세기의 담판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국 합의 없이 무산됐는데, 먼저 미국 언론들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당초 일정한 합의를 예상했던 미국 언론들은 뜻밖의 회담 결렬 소식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긴급뉴스로 보도했습니다.

CNN방송은 "백악관이 아무런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면서 "정상회담이 갑작스럽게 종료됐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비핵화 협상 타결과 한국전쟁 종전선언 관련 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하루가 갑작스럽게 아무런 합의도 없이 마무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없이는 제재를 해제할 용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눈에 띄는 진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담 결렬은 사실상 외교적 실패"라고 평가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래 회담 전망도 의문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는데요.

다만 AP통신은 "두 나라 간 회담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회담 결렬 이유를 놓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올 것 같은 데요.

결국 비핵화에 대한 입장 차이란 분석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과학자연맹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즉각적인 무장해제 요구를 거부했고, 미국은 실제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미국은 몇 달간 장벽에 갇혔다"고 지적했는데요.

미국이 영변 핵시설은 물론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한 비핵화 조치를 요구했지만,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거듭 강조하며 대폭적인 제재완화를 요구하면서 회담이 틀어진 것이란 분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 결렬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재와 관련된 것이었다. 제재가 쟁점이었다"고 직접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북미 양측은 영변 핵시설에 대한 비핵화 조치와 일정 수준의 대북 제재완화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은 영변 외에 이른바 '플러스 알파'로 다른 비밀 핵 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 폐기 등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북한은 현재 가해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전방위적 대북 제재를 전면적으로 해제해 줄 것을 고집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AP통신은 "북한이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영변 핵시설만 다룬 합의로 미국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이번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것은 미국 내 정치적 혼란도 한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2차 하노이 핵 담판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주목했지만, 정작 미국 내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의 의회 청문회에 쏠렸는데요.

코언은 어제 열린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여성 두 명에게 입막음용 돈을 줬고, 그 돈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에게서 나왔다"고 주장하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하노이 기자회견장에서도 코언의 발언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에서 북핵 문제에 집중하는 사이 국내에서는 정치적 코너로 몰리게 된 상황입니다.

특히 미국 민주당은 "엉성한 합의는 북한에 항복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회담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북한과 이른바 '스몰 딜'에 합의해도 미국 조야의 비판을 받을 것이고, 의회의 문턱도 넘기가 쉽지 않다면 차라리 합의를 하지 않는 '노딜'이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입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CNN에 "이번 회담 실패는 준비 부족과 함께 미국의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이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도 어쨌든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대북 행보는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핵 문제 해결을 통해 재집권 발판을 마련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일정 부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토대로 내년 11월 대선을 향한 재선 가도를 탄탄히 다지려던 재집권 계획에도 부정적 영향이 끼쳐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특히 준비된 실무협상보다는 본능적 '직관'에 의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과 '톱 다운' 방식의 협상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이번 북미 협상 결렬로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 대북 강경론으로 선회하며 이른바 '플랜B' 카드를 꺼내 들지는 않을 것이란 게 지배적인 관측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대북 외교의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 되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일단 북한과 대화의 끈을 유지하면서 일정 기간 냉각 기간을 거칠 것이란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서도 "서두를 게 없다. 긴급한 시간표는 없다"며 회담이 장기화할 수 있음을 거듭 강조해 왔습니다.

국내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직접 담판이라는 전략적 카드마저 물거품이 되면서 내치와 외교 모두에서 타격을 받게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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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