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1 22: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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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3.1 지진도 경시…안이한 대응이 부른 포항 강진

[앵커]

2년 전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의 지진은 지열발전소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결론이 났는데요.

그 이전에 수십차례 작은 지진이 발생했지만 발전소 시운전을 강행했던 것이 강진으로 이어진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특히 시운전때 규모 3.1의 심상치 않은 지진이 있었지만 허술한 대응 매뉴얼을 갖고 가볍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곽준영 기자입니다.

[기자]

2012년 착공한 포항 지열발전소는 2016년 말부터 땅속에 물을 넣었다 빼는 시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3,681톤을 투입한 이후 모두 5차례 걸쳐 1만톤이 넘는 물을 쏟아부었는데 딱 한번을 제외하고 규모 2.0~3.1의 지진이 물 주입 이후 닷새 안에 발생했습니다.

더 작은 규모까지 따졌을 땐 물 투입 작업 관련 지진만 모두 63회.

결국 이렇게 쌓인 응력은 주변의 지진단층을 활성화시켜 규모 5.4의 강진으로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정부도 지열발전소 시운전 과정에서 지진이 일어날 때마다 보고를 받았지만 대응이 안이했던 것입니다.

특히 지진 관련 매뉴얼상 규모 3.0 이상 지진도 경미한 지진과 대응 방식이 같았습니다.

규모 1~2 수준의 지진 발생때 투입하는 물의 압력과 양 등을 조절한 뒤 작업을 재개했던 대응 방식을 규모 3.1 지진에도 그대로 적용해 작업을 강행한 것입니다.

<산업부 관계자> “통상 (규모) 1이나 2 미소(작은) 진동은 있기 때문에 매뉴얼이 있는데 더 높은 강도 지진의 경우 그 당시에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규모 3.0 이상 지진이 발생하자 지열발전소 폐쇄를 결정한 스위스의 사례로 봤을때 우리 정부가 신중하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손문 /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규모) 3.1 (지진)이 발생했을 때 사실은 멈췄어야죠. 정확히 원인을 파악하고 공사를 재개하느냐를 결정했어야 했는데…”

정부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하는 사업이다보니 해외의 지열발전 모델을 참고했다고 설명해왔습니다.

하지만 가장 잘 따랐어야 할 위험 관리 매뉴얼 만큼은 참고가 부족했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곽준영입니다.

kwak_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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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Category: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