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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연결] '세월호 5주기 기억식' 유가족 대표 추도사

사회

연합뉴스TV [현장연결] '세월호 5주기 기억식' 유가족 대표 추도사
  • 송고시간 2019-04-16 15:47:08
[현장연결] '세월호 5주기 기억식' 유가족 대표 추도사

오늘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는 추모행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추도의 뜻을 밝히고 지금까지의 소회와 심경도 전합니다.

현장을 연결하겠습니다.

<장훈 /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단원고 2학년 8반 장준영 아빠 장훈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우리 아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5주기 기억식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저는 5년 전 2014년 4월 16일 아침 큰아들을 잃은 아빠입니다.

5년 전 그날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아들, 딸, 가족, 친구를 잃은 피해자 가족협의회 대표입니다.

돌아보니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1997년 우리 아이가 태어나고 2014년 4월 16일 내 곁을 떠나기 전까지의 그 17년이었습니다.

그 끔찍한 날 그날 이후 저는 지옥에서 살아왔습니다.

처음에는 진도체육관이 팽목항이 안산장례식장이 아이와 함께 살던 집이 광화문이 지옥이었습니다.

지난 5년간 제 발이 닿은 곳은 모두 지옥이었습니다.

더이상 내 아이를 볼 수도 만질 수도 안아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죽어 내 아이를 만날 때까지 저는 내내 지옥에서 살아야 될 겁니다.

사람들이 말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별이 되었다고.

따뜻하고 밝고 아름다운 곳에서 친구들과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참사 당시 그 끔찍했던 기억 모두 잊고 그저 마냥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4월이 되니 우리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길을 걷다가 밥을 먹다가 잠을 자다가 자꾸 눈물이 나고 너무 가슴이 아파 숨을 쉬기가 정말 힘이 듭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그럴 때가 우리 아이들이 다녀가는 거라고요.

그럴 겁니다.

내 아이도 내가 보고 싶을 겁니다.

우리 아이도 우리를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안아주고 싶을 겁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에게 사랑한다, 보고 싶다, 미안하다 말했던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우리를 잊겠습니까?

2014년 4월 16일, 5년 전 그날 목숨보다 더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참혹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국민 모두가 두 눈으로 보았습니다.

국민 모두가 증인이며 목격자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8분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한 후 단 한마디만, 단 한마디면 모두 살아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 어선들도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해경이 제시간에 대피하라고 승객 퇴선 명령만 내렸다면 청와대가 영상 요구보다 먼저 승객구조명령을 내렸다면 우리 아이들은 모두 살아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구할 수 있을 때 구하라고 했다면 모두 살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누가 우리 아이들을 죽인 겁니까?

누가 304명의 국민을 죽인 겁니까?

내 자식이 내 눈앞에서 아무 죄 없이 죽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내 자식을 죽인 살인자들을 처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살인자가 누구인지 아는데 그들을 처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범인이 목포신항에 거치돼 있는 세월호입니까?

세월호 참사의 범인이 선원들뿐입니까?

누가 우리 아이들을 구하지 않았습니까?

누가 아이들을 보호하지 않았습니까?

구하지도 보호하지도 않는다면 국가는 왜 존재하는 겁니까?

국민을 구하고 보호할 국가가 권력을 움켜쥔 자들이 죽였습니다.

해경 지휘부가 죽였습니다.

박근혜 청와대와 국가안보실이 죽였습니다.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은 우리 아이들을 304명의 국민을 죽인 그 자들을 모두 잡아서 처벌하라는 준엄한 국민의 요구이자 명령입니다.

여기 오늘 이 자리에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높은 분들 많이 와계십니다.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정말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이를, 304명의 국민을 죽인 그 살인자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오늘이 세월호 참사 5주기입니다.

그들은 이 5주기까지 계속 증거를 은폐하고 훼손하고 있습니다.

6주기, 7주기가 되기 전에 제발 이들을 모두 잡아서 처벌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주십시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와 더불어 전면 재수사하고 기소해서 그 살인자들을 모두 처벌해야 합니다.

저들은 무능, 무지, 무책임, 잘못된 관행 때문에 세월호가 침몰했고 무고한 304명이 죽었다고 합니다.

저들이 말하는 무능, 무지, 무책임, 잘못된 관행이 바로 적폐입니다.

그런데 그 무능, 무지, 무책임, 잘못된 관행은 처벌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적폐를 처벌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촛불을 들었습니다.

그들의 변명인 적폐를 무능, 무지, 무책임, 잘못된 관행을 모두 청산하라고 1천700만 국민이 촛불을 들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적폐라면 적폐를 행한 자들은 누구입니까?

적폐를 용서하고 그 책임을 묻지 않는 자들은 누구입니까?

이들 중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이들을 처벌할 수 없다면 처벌할 수 있는 법이라도 만들어서 처벌하는 것이 적폐청산입니다.

그것이 안전사회를 건설하는 길입니다.

중요한 또 한 가지,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4·16생명안전공원을 바로 이곳에 세우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5주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전국 11개 곳에 뿔뿔이 흩어져 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친구들과 다함께 탈출하기 위해서 국가와 어른들의 지시를 따라 질서 지켜 탈출하기 위해서 줄서서 기다린 우리 아이들입니다.

그랬던 우리 아이들을 그들은 침몰해가는 세월호 선내에 가둬두고 외면해 죽였습니다.

그런 불쌍하고 가엾은 우리 아이들이 지금 전국에 뿔뿔이 흩어져 있습니다.

가엾은 내 아이들을 모두 한곳, 이곳 안산으로 모으고 이 땅에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끔찍한 비극이 재발 돼서는 안 된다는 선언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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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