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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정상회담, 비핵화 해결에 전기 될까?

정치

연합뉴스TV 북러정상회담, 비핵화 해결에 전기 될까?
  • 송고시간 2019-04-26 20:40:46
북러정상회담, 비핵화 해결에 전기 될까?

[앵커]

이번주 또 하나의 이슈는 바로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정상회담이었습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열려서 관심을 모았죠.

러시아와의 우호관계를 과시함으로써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로 삼으려 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번 방러는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후 8년만에 이뤄진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어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5시간 정도 정상회담을 가졌구요.

오늘 오후 2박3일간의 방문을 마치고 떠났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취재 중인 정주희 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정 기자.

당초 김정은 위원장이 저녁에 떠날 거란 전망이 많았는데요.

예상 외로 점심시간 직후에 출발했어요.

왜 이렇게 일찍 떠난 건지, 그리고 오늘 어떤 일정들을 소화했는지 말씀해주시죠.

[기자]

네. 애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전 10시에 러시아의 태평양함대 사령부를 찾아 헌화하는 일정에서 시작해 오후 마린스키 극장에서 공연 등 일정을 소화한 뒤 저녁 늦게 특별열차로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저희는 아침부터 극동연방대 김 위원장의 숙소 앞에서 취재를 했는데요.

그런데 김 위원장은 예정된 시각이 돼도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김 위원장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오전 일찍 귀국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러시아 언론 등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점심 먹을 시간이 다 돼서 나왔는데요.

처음엔 모든 일정을 취소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태평양 함대 사령부 인근의 무명용사 비 참배는 예정대로 소화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러시아의 연해주 주지사와 오찬했습니다.

그리고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오후 3시쯤 역에 도착해 러시아 측의 환송 행사를 마친 뒤 전용열차 편으로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 일정을 앞당긴 데 대해선 여러가지 추측성 분석들이 나왔는데요.

가장 유력한 분석은 러시아 언론 등을 통해 동선이 너무 일찍 공개된 데 대한 부담감, 또 아침 일찍 우천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앵커]

김 위원장의 방러가 주목을 받은 것은 아무래도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 그리고 북한과의 경제협력 문제일텐데요.

이에 대한 북한과 러시아 언론의 반응은 어떻게 나오고 있나요?

[기자]

네, 러시아의 크렘린궁은 회담 전에 이번 북러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비핵화 문제에 대한 정치외교적 해결이라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모두 발언, 또 기자회견 등을 통해 비핵화 문제가 주요한 의제로 다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북러 사이 합의문이나 공동 성명 등이 발표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회담 직후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언론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 또 다음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회담에서 논의된 주요한 의제들을 알 수가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전제로 체제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비핵화 논의를 위해 6자회담 재개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문제를 곧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정상포럼에서 미중 정상과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회담 개최 다음날인 오늘 오전 조선중앙통신은 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여러 발언들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조선 반도의 평화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푸틴 대통령과의 확대회담에서인데요.

하노이 북미 회담을 거론하며, 미국의 일방적이고 비선의적인 태도가 지역정세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제협력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한의 현지 파견근로자들의 체류 연장 문제입니다.

최다 3만명에 달했던 근로자들이 대북 제재에 의해 올해말까지 모두 귀국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가 민간영역을 상대로 미국의 제재 리스크를 어느 만큼 감수하도록 하면서 제재 완화나 예외 조치를 견인해낼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앵커]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 세계 각국에서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면서요?

그쪽 취재열기 어땠습니까?

[기자]

네. CNN을 비롯해 세계 주요 언론들이 이번 이벤트에 주목햇습니다.

국내 언론들도 취재비자 없이 현장 취재에 나서는 기자가 적지 않을 정도로 취재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취재진이 가장 몰렸던 건 아무래도 회담이 열리고 김 위원장 일행의 숙소가 있었던 극동연방대학교였는데요.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애초 생각보다 취재 제한이 그렇게 까다롭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묵었던 숙소 약 100미터 반경까지 기자들의 접근을 원천 차단하지 않았는데요.

이 같이 취재 여건이 까다롭지 않았던 건, 회담이 열린 곳이 대학교 건물이라는 점, 또 러시아에서도 정부가 국민들의 일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데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는 현지 상황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김 위원장 숙소 앞에서 저와 일본 기자들이 김 위원장의 숙소를 떠나는 시간을 취재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2시간가량 기다렸는데요.

이때도 러시아 경찰은 김 위원장의 차량이 이동할 때만 취재를 제한했습니다.

[앵커]

블라디보스토크가 서울보다 날씨가 춥고 바람도 강한 것 같던데, 며칠간 고생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정주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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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