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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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즘] 도로 위도 100세 시대…고령 운전 문제와 해법
[명품리포트 맥]

▶ 순간 실수가 큰 피해로…고령운전자 사고 속출

밤 11시 20분쯤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한 행인.

잠시 후 노란색 승합차가 행인을 덮칩니다.

81살 운전자 A씨는 신호를 무시한 채 좌회전을 하다 사고를 냈습니다.

변을 당한 52살 B씨는 숨졌습니다.

<강귀식 / 부산진경찰서 교통조사4팀장> “설사 못 봤다고 하더라도, 바로 충격했을 때는 느꼈을 거 아닙니까. 일반인들은. 그 상태에서 정지하지 못하고 5~6m를 밀고 가버린 그 자체가 인지능력이 떨어진다고…”

지난달 경남 양산시의 통도사에서도 75살 운전자가 사찰 방문객들을 쳐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운전자는 “그만 가속페달을 밟는 바람에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습니다.

2014년 전체 교통사고의 9.1%를 차지했던 고령 운전자의 사고는 지난해 3만 건을 넘어서며 13.8%로 늘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22.3%는 고령운전자가 낸 사고에서 발생했습니다.

올해부터 만 75세 이상인 운전자의 면허 갱신·적성 검사는 5년에서 3년 주기로 줄었는데, 인지능력 자가진단 등 안전교육도 필수입니다.

<정월영 / 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교수> “인지 기능을 체크할 때, 기억력·주의력 그리고 실행 능력.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실제로 잘 발휘를 하나…이런 것들을 중심으로 체크해보고 있죠.”

교육을 받아본 고령 운전자들은 대체적으로 검사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었습니다.

<이채선 / 서울 강북구> “나는 자신있게 운전할 수 있다고 왔는데, 검사한 결과를 보니깐 많은 점을 주의를 하면서 운전을 해야 되겠다. 새로운 것을 느꼈어요.”

<정운재 / 서울 중랑구> “고령자가 되면 자꾸 판단도 늦고, 행동도 느리잖아요. 자꾸 (검사를) 받아서 조금 더 조심성도 생기고, 더 긴장도 하고…”

하지만 검사 주기 단축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는 상황.

대책 마련에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조한대입니다. (onepunch@yna.co.kr)

▶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줄여라”…정부·지자체 안간힘

정부는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올해부터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강화했습니다.

이곳은 서울의 한 고령운전자 교육장인데요.

올해부터 만 75세 이상 운전자는 운전면허 갱신주기 때마다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해야 면허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만 75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갱신과 적성검사주기는 5년에서 3년으로 짧아졌고, 시력검사와 자가문진만하다 실제 운전자의 판단력을 평가하는 인지지각검사를 새로 도입했습니다.

고령운전자를 배려해 교통시설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하반기에 도로표지판의 시설명 글자크기를 22㎝에서 24㎝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고령운전자가 잘못 진입할 수 있는 복잡한 교차로에서는 ‘컬러 갈매기’라는 이름의 주행 유도선을 도로 위에 표시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고령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운전면허 자진반납 인센티브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김세교 / 서울시청 교통안전팀장> “운전면허를 자진반납하는 어르신에게 올해 최초 1,000분에 대해서 교통카드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서울시는 오는 9월 말까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한 만 70세 이상 운전자들 1,000명에게 추첨 등을 통해 10만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지급하는데, 지난 5월 기준 7,600명이 면허반납을 신청했습니다.

서울시와 별개로 서울 강남구와 부산, 경남, 전북 정읍 등에서도 운전면허 반납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고 있거나 시행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면허를 반납한 고령운전자는 인센티브 제도에 아쉬움을 나타냅니다.

<김장원 / 서울시 강남구 역삼1동> “반납한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생애 동안에는 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임재경 /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경우에 이동성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들의 로드맵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기간 시혜적 정책에 그치는 게 아니라, 고령운전자들이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도록 교통대책을 고안해 고령운전자들의 면허 반납을 더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연합뉴스TV 이재욱입니다.

▶ 고령운전법 국회 공회전…어르신들 눈치보기

“최근 고령운전자들의 교통사고가 잇따르자 조건부 면허 발급 도입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고령운전자 사고가 빈번해지면서 일부 지자체는 운전면허증 반납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가 고령운전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1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검토는 끝없이 이어집니다.

대책은 지자체별로 산발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예산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으니 그마저도 권고사항입니다.

이제 현행법상 노인이 된 지 2년밖에 안 된 67살 국무총리까지 나서 고령 운전자의 면허반납을 독려합니다.

<이낙연 / 국무총리> “(저부터)늦지 않게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겠다는 약속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치권은 조용합니다.

각 당은 투표율 높은 노령 지지층의 역린을 건드릴까 눈치를 살피는 모습입니다.

70세 이상 어르신 표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투표율이 매우 높아 선거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어르신들께 효도하는 정부가 되겠습니다.”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하잖아요? 그렇게 하기 위한 예산을 챙겨 받는데 저희가 조금 힘이 약합니다…”

법안 발의는 잇따라 이뤄지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 고령 운전자의 면허반납을 권고하는, 지금 지자체별로 시행되고 있는 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고령 운전자의 운전능력 기준과, 검증 방법, 이에 따른 면허 취소나 만료, 이후 노인의 이동권 보장 방안 등 근본적인 대책은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도의 공백 속에 문제는 도로 위에서 공전하고 있습니다.

이 순간에도 고령자들은 3년에 1번 적성검사로 운전해도 좋다는 국가의 인증을 믿고 운전대를 잡습니다.

갑작스러운 신체 능력의 저하로 사고가 나면 책임은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고령에 운전대를 잡은 운전자 개인과 사고 피해자들의 어깨 위에 지워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홍정원입니다. (ziz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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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