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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어선, 표류 아닌 '대기 귀순'…해상·해안 경계 뚫려

정치

연합뉴스TV 北어선, 표류 아닌 '대기 귀순'…해상·해안 경계 뚫려
  • 송고시간 2019-06-20 04:26:59
北어선, 표류 아닌 '대기 귀순'…해상·해안 경계 뚫려

[앵커]

당초 기관 고장 때문에 북한 어선이 표류했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처음부터 귀순 목적을 갖고 항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상황 들어보겠습니다.

김중배 기자.

[기자]



네, 지난 15일 강원도 삼척항에서 발견된 북한의 소형 목선은 이미 12일 밤에 북방한계선, NLL 남방으로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네 명을 태운 이 배는 지난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선원들 증언을 토대로 한 여태까지의 정부 합동 조사에 따르면, 선박은 동해상에서 표류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귀순 의도를 갖고 움직였습니다.

지난 10일 동해 NLL 북방에서 조업 중인 북한 어선군에 합류해 11일부터 12일까지 위장 조업을 했으며, 12일 오후 9시쯤 NLL을 넘었습니다.

이어 13일 오전 6시쯤 울릉도 55㎞ 해상에서 정지했는데, 이후 기상 악화로 표류하는 등 항해에 일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배는 이후 최단거리 육지 방향으로 항해를 시작해, 14일 오후 9시쯤 삼척 동방 4~6Km 부근에 이르렀는데요.

엔진을 끈 상태로 하룻밤 대기하며, 야간 진입 시 있을 수 있는 군의 대응 사격을 피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박은 15일 일출 후 움직여 오전 6시 20분쯤 방파제 인근 부두 끝부분에 닿았습니다.

오전 6시 50분쯤 산책을 나온 주민이 이들을 발견하고 "어디서 왔느냐" 묻자, 북한에서 왔다고 답변했다는 증언입니다.

특히 이중 한 명이 서울에 사는 이모와 통화하고 싶다며 휴대전화를 빌려달라는 요구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주민의 112 신고로 해경에 넘겨진 이들 가운데 두 명은 귀순 의사를 밝혀 남았고, 나머지 둘은 북한에 송환됐습니다.

애초 이들 가운데 1명은 인민복, 한 명은 얼룩무늬 전투복, 다른 두 명은 작업복 차림이었는데, 일단 모두 민간인 신분이라고 당국은 파악했습니다.

당시 북한 목선의 접근은 해안선에 있는 지능형 영상 감시체계와 해양수산청, 해경의 폐쇄회로 영상에도 식별됐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선장 동의로 폐기됐다고 알려진 목선은 동해 1함대에 보관 중이라고 군 관계자가 확인했습니다.

[앵커]

해안, 해상 경계 작전에 문제가 없었다는 군 당국의 애초 설명이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부르는 상황인데요.

군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군 당국은 애초 해상 해안 경계 작전에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고, 특히 선박의 식별 장소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초래했다는 비판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어선의 신고로 선박을 발견했다거나, 표류하다 발견됐다는 등 추측성 보도에 대해서도 군 당국은 시정 요구 등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용산 청사에서 열린 전군지휘관회의 공개 발언에서 해상, 해안 경계 실패 논란과 관련해 책임질 부분은 지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 어선 관련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상황을 되짚어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군은 현행 경계작전시스템과 전력 운용 부분의 문제점을 식별해 조기에 보완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현재 군이 운용하는 해상 감시 레이더는 상당수가 사용 연한을 지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선 육상 감시 장비로 넓은 바다를 감시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초계기 전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국방부에서 연합뉴스TV 김중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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