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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대신 낫을 들고…아동·여성 강제동원의 증거들

문화·연예

연합뉴스TV 연필 대신 낫을 들고…아동·여성 강제동원의 증거들
  • 송고시간 2020-08-13 20:29:14
연필 대신 낫을 들고…아동·여성 강제동원의 증거들

[앵커]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강제 동원 실태를 보여주는 자료들이 광복절을 앞두고 공개됐습니다.

왜곡된 진실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최지숙 기자입니다.

[기자]

1944년 작성된 '근로 동원에 관한 아동 조서'입니다.

당시 나이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한 조선인 어린이의 월별 작업 내용과 횟수, 태도 등이 적혀 있습니다.

이 어린이는 많게는 한 달에 열 번씩 모내기와 군용 수피 채집 등에 차출됐는데, 군말 없이 일을 잘 한다며 '낫질의 달인'이라고 표기해놨습니다.

조선총독부 잡지였던 '가정지우'에선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며 침략전쟁 동원을 미화하는 글이 미담으로 실렸습니다.

일본군에 동원된 남편이 제국의 군인으로서 공을 세우기를 밤마다 기도한다는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이번 전시는 국가기록원과 국립중앙도서관, 동북아역사재단이 합동으로 처음 마련했습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일제강점기 아동·여성에 대한 착취 문제를 각종 명부와 신문 같은 기록물로 조명했습니다.

<서혜란 / 국립중앙도서관장> "일제강점기의 피해가 온 나라에 걸쳐 남녀노소 모두에게 일상적으로 일어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기억하고 일본이 그 문제에 대해 반성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당시 기록들에 따르면 일본은 조선의 어린이들을 '소년공', '산업전사'로 칭하고 공장과 광산 등 곳곳에 강제 동원했습니다.

<이영도 / 국가기록원 연구관> "한 달에 많게는 20회 이상, 15회에서 20회, (어린이들이) 거의 학교가서 일만 한 거죠. 이런 것들을 학적부에서 알 수 있습니다."

여성들은 '간호부'를 모집한다며 '백의의 천사'로 치켜세웠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조건 /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간호부로 동원되지 않고 위안부로 동원된다든가 이런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간호부 동원은 미끼 또는 허울에 불과했다…"

3개 기관은 여성·아동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공동으로 관련 연구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설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최지숙입니다. (js1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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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