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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형제' 예견됐던 비극…"방임도 학대"

사회

연합뉴스TV '라면 형제' 예견됐던 비극…"방임도 학대"
  • 송고시간 2020-09-21 17:31:30
'라면 형제' 예견됐던 비극…"방임도 학대"

[앵커]

엄마 없이 집에서 라면을 끓이려다 변을 당한 인천 초등학생 형제는 일주일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런 참변을 막을 수 있었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구하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형제가 어머니로부터 방치됐다는 의심 신고가 접수됐던 건 지난 2018년부터 모두 세 차례.

경찰 수사까지 이뤄졌지만 형제는 자신들을 방임해온 어머니와 분리되지 못했고, 계속 함께 살면서 형식적인 치료와 상담을 권유 받은 것 뿐입니다.

심지어 인천 미추홀구 복지사들이 형제를 전문 보육시설에 보내라고 여러 번 권했는데도 이들은 한 번도 정규 시설에 가지 못했습니다.

"알아서 키우겠다"는 어머니의 거부 때문입니다.

<인천 미추홀구 관계자> "자기는 돌봄 센터나 뭐 이런 곳에 보내지 않겠다, 라고 했다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아동학대가 명백할 경우 지자체에서 친권 상실을 청구하거나 대리 양육을 보낼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를 강요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부모의 친권을 중시해온 사회통념 때문입니다.

<곽지현 / 변호사(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세 번이나 신고를 하는 경우도 흔치 않아요. 심각하다는 의미이거든요. 아이가 '난 엄마랑 지내고 싶어요'라고 하는 순간 이건 '훈육이었다' 정도로 처벌이 안 되는 사례도 너무 많아요."

형제가 사고를 당한 뒤 보건복지부는 취약계층 아동 점검에 부랴부랴 나섰습니다.

충분히 예견됐던 사고인 만큼, 사후약방문식 대책이 아닌 선제적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습니다.

연합뉴스TV 구하림입니다. (halimk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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