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공공재개발 안돼"…족쇄된 도시재생사업

사회

연합뉴스TV "공공재개발 안돼"…족쇄된 도시재생사업
  • 송고시간 2021-02-27 19:00:08
"공공재개발 안돼"…족쇄된 도시재생사업

[뉴스리뷰]

[앵커]

최근 주택공급확대를 위한 공공재개발이 추진되면서, 노후화된 동네들마다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일부 지역은 10여년 전 재개발사업 인가까지 받았던 곳인데 지금은 신청 자격조차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빚어졌는지 박상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높은 곳에 위치해 달이 잘 보인다' 흔히 '달동네'라고 표현하죠.

서울에 이런 곳이 상당히 많습니다.

주민들은 큰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곳은 2011년 재개발 사업인가가 났지만, 6년 뒤 구역이 해제됐습니다.

그래도 재개발 기대를 접지 않았던 다수의 주민들은 최근 정부의 '공공 재개발' 추진 소식에 다시 희망을 품었지만, 이번엔 심사 자격조차 얻지 못한다는 소식에 허탈해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골목재생사업을 진행 중인 곳은 신청 자격이 없다는 이유에섭니다.

3년 전, 서울시는 이 동네의 한 건물을 조용히 매입한 뒤 '빨래방'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합니다.

이른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인데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올라오는데만 10분, 다리는 후들거립니다.

빨랫감을 들고 오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해당 사업은 이미 중단됐는데도, 서울시는 신청 자격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서울시 관계자> "(공모에) 올리면 안되는 지역이죠, 막말로. 이미 공고문에 게시를 했고 예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지역들은…그렇다 하더라도 기본계획을 확인해보니까 점수 자체도 미달이기 때문에…"

담당자가 말한 기본계획에는 기존 '노후도' 대신 2015년 새로 생긴 '연면적 노후도'가 포함돼 있습니다.

20년 된 4층 빌라입니다.

기존 노후도에 따르면 30년이 안 된 이 빌라는 0점 하나지만 새 기준에 의하면 0점 짜리가 층수만큼 4개가 됩니다.

30년 이상 된 주택이 주변에 4채가 있다고 가정하면 기존 노후도 기준으로는 80%, 연면적 노후도로 계산하면 50%가 됩니다.

주민들은 새 기준을 사전에 알 수 없었다고 말하는데, 공고에는 나와있지 않았을까, 찾아봤습니다.

30분째 찾고 있는데요.

담당 공무원에게 어떻게 찾아야 할지 물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장음> "제가 전달해드릴게요."

문자로 여전히 찾기 어려운데, 구청으로 찾아가보겠습니다.

< S구청 관계자> "이건 따로 빼드릴게요. 기본계획 지수 나온 걸, 점수예요. 이게 새롭게 나온거…한편으로는 이게 더 세분화, 강화된 거죠

자료를 한참 기다렸는데, 본인들도 헷갈려하고.

< S구청 관계자> "안 줬어? (안 올라와 있어요, 홈페이지에는. 그 표는 없어요.) 있어, 찾았어. 아 있다니까"

황당한 답변도 나옵니다.

< S구청 관계자> "이쪽이 직원들이 열악해요."

취재가 진행될수록 구청 측은 "시에서 잘 알려줬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서울시는 "구청 측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재개발은 신속하게 재개발을 진행해 부동산 공급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시도 구청도 서로 오락가락 하는 사이, 취재 중 만났던 일부 주민은 '이러다 또 흐지부지 되는게 아니냐'며 우려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상률입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