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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발사 앞둔 누리호…이번 발사의 의미는

경제

연합뉴스TV 2차 발사 앞둔 누리호…이번 발사의 의미는
  • 송고시간 2022-06-21 14:36:02
2차 발사 앞둔 누리호…이번 발사의 의미는

<출연 :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앵커]

오늘 예정대로 누리호 발사가 이뤄질 것인가 아마 전국민의 관심이 커져가고 있을 것 같은데요.

누리호가 발사될 나로우주센터 연결해보겠습니다.

현장 스튜디오에 김민혜 기자 나와주세요.

[김민혜 기자]

네, 여기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입니다. 오늘 예정대로라면 오후에 누리호 2차 발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발사시각은 잠시 뒤인 2시 반에 발표가 될 텐데요. 이곳 현장에서는 발사를 앞두고 긴장감이 조금씩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시간 저희가 누리호 개발에 직접 참여하셨던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모셨는데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사님 어서오세요.

박사님은 그간 누리호에서 발사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진과 관련된 개발을 해오신 걸로 들었는데요. 대담 나누기 전에 먼저 저희 시청자들께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예, 저는 2002년 발사에 성공한 한국최초의 액체과학로켓인 KSR-III 개발부터 참여를 했고요. 22년째 액체로켓 추진기관과 엔진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우리발사장에서 우리위성을 우리발사체로 발사하는 역사적인 현장에서 방송으로 참여하게 되어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김민혜 기자]

22년이라면 누리호 이전에 나로호때도 같은 역할(밸브쪽)을 해오셨던 건가요?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예, 나로호때는 현재 75톤 엔진의 선행개발 성격으로 30톤급 엔진을 연구했는데요. 그때 저는 추력제어밸브를 개발을 담당했었습니다.

[김민혜 기자]

누리호 1차 발사 때 박사님은 발사통제센터에 계셨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때 생생하게 지켜보셨을 거 같은데 지난주 강풍에, 센서이상까지 우여곡절을 거쳐서 이번 2차 발사를 앞두고 있는데 심경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제 개인적으로는 지금 한발자국 떨어져서 방송 해설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1차 발사때보다는 긴장도는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 발사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원들은 1차때보다 더 높은 긴장도를 느끼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번 2차 발사때는 성능검증위성을 발사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또한 1차 발사때 문제가 됐던 부분이 제대로 수정이 되었는지도 이번 비행시험을 통해서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긴장도가 더 높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민혜 기자]

성능검증위성에 대해서는 저희 다음 대담시간에 좀 더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고요. 이번 누리호 2차 발사의 의미부터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가지 의미가 있을거 같은데.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1차 발사 실패원인이 제대로 수정 보완이 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되겠구요. 두 번째로는 이번 발사가 시험발사의 마지막 기회입니다. 내년 초에 있을 3차 발사부터는 검증위성이 아니라 실제 위성을 발사해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연습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발사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성공을 하게 된다면, 1톤 이상의 실용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7번째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도 우주개발 강국으로 인정을 받게 될 것이고, 우주개발 선진국과의 협력이 좀 더 수월해지고, 협력 분야도 확대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민혜 기자]

3차 발사부터는 실제 위성을 발사한다고 하셨는데, 발사가 4차례 더 남은 누리호 고도화 사업을 말씀하시는 거죠?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예 맞습니다. 누리호 고도화사업이 올해 5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고도화사업을 통해 2027년까지 앞으로 4번의 누리호 발사를 더 하는데, 이때 차세대소형위성을 발사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누리호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민간으로 기술이전을 통해서 체계종합기업을 육성하게 됩니다.

[김민혜 기자]

조금 뒤면 정확한 발사시각이 발표됩니다. 발사 시각 작년에는 오후 4시에서 5시로 한시간 연기된 바 있는데 어떤 게 변수들이 될까요.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1차 발사 때 1시간 지연됐던 이유는, 발사지원설비에 있는 밸브 작동 알고리즘에 오류가 원인이었음. 발사까지 수많은 준비단계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발사를 못하게 됩니다. 현장에서 바로 수정이 가능한 간단한 오류들은 해결이 가능하지만, 하드웨어 고장과 같이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발사가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사전에 수많은 검증시험을 수행하지만, 발사당일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는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발사체 선진국의 경우에도, 발사당일에 문제가 발생하여 발사 지연이나 취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김민혜 기자]

그렇다면 저희가 지금 발사를 앞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발표시각이 발표되고도 사실상은 끝까지 상황을 봐야 하는 것이군요.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예 맞습니다. 여러 가지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는데요. 작년 1차 발사때는 PLO 진입 직전에 해상통제구역에 선박이 들어오는 바람에 5분 정도 발사 지연이 있었습니다.

[김민혜 기자]

지난 1차 발사에서 실패 원인이 됐던 3단의 산화제탱크 내부 문제는 해결하는 데 손 보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문제가 가장 어려웠습니까?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1차 발사때, 이미 오늘 발사하는 FM2호기의 3단이 조립이 거의 완료된 상태였기 때문에, 다시 분해하는 과정이 필요했고요. 산화제 탱크 내부에 사람이 들어가서 작업을 해야하는데, 탱크 내부에는 여러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구조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해서 수정작업을 해야했고, 특히 산화제 탱크는 오염이 되면 안되기 때문에 수정작업 후에, 내부를 다시 세척하는 작업이 어려웠을 겁니다.

[김민혜 기자]

이번에 문제가 된 원인을 찾는데는 2달 가량의 시간이 걸렸잖아요. 예전 나로호때 개발 작업에 참여하셨으니까..그때는 원인 찾는게 이 정도로 빨리 되진 않았던거 같은데요?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나로호 2차 발사때, 비행중 폭발을 했는데요. 그때 한 6개월에 걸쳐서 원인분석을 했습니다만, 정확한 폭발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폭발이후에는 텔레미트리 데이터를 받지 못한 것도 원인을 못 찾은 이유 중에 하나지만, 더 큰 이유로는 아시다시피 나로호1단은 러시아에서 제작을 했기 때문에, 러시아에서 발사시험 데이터를 우리에게 제공하지 않아서 1단은 우리가 분석을 하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누리호는 우리가 설계/제작/시험을 모두 다 했기 때문에 비교적 짧은 시간안에 실패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민혜 기자]

당시에 러시아와 같이 협력했는데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은 건 무엇 때문인가요?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나로호 1단과 관련된 기술적인 정보는 러시아와의 기술보호협정 때문에 1단 비행시험 데이터를 받지 못했습니다.

[김민혜 기자]

그런 의미에서 누리호는 순수 국산 발사체다 이런 상징성이 클 수 있겠군요. 누리호 엔진의 클러스터링 기술이라는 것도 굉장히 고난도라고 하는데 얼마나 어려운 기술인지도 궁금합니다.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위성발사체를 개발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요.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우리나라 포함해서 현재 10개국입니다. 그 중에서도 1톤 이상의 실용급 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나라는 6개국이고요. 오늘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가 7번째 국가가 되겠지요. 발사체에서 모든 기술이 중요하지만, 특히 엔진기술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누리호 1/2단에 사용되는 75톤 엔진은 중대형 엔진에 속합니다. 이정도 추력을 가진 엔진을 개발한 나라는 현재 우리나라 포함해서 전세계에서 7개 나라밖에 안됩니다. 특히 엔진이 커질수록 연소불안정 현상이 심각한 문제가 되는데요. 연소불안정은 신도 모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결하기 어려운 현상입니다. 우리도 75톤 엔진개발 과정중에 연소불안정이 발생해서 이를 해결하느라 1년 정도 개발 일정이 지연된 경험이 있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엔진을 개발하더라도 또다른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요. 누리호 1단은 75톤 엔진을 4개를 묶는, 즉 클러스터링 기술을 적용했는데요. 4개의 엔진을 마치 하나의 엔진처럼 제어를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4개의 엔진이 모두 정확히 같은 추력을 내도록 엔진을 만들어야 하고요. 4개의 엔진을 정확하게 정렬을 해야만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엔진이 좁은 공간에 여러개가 설치되기 때문에 엔진간의 발생하는 열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난제들을 다 극복하고 오늘 이렇게 2번째 누리호 발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민혜 기자]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는 의미를 자꾸 강조하게 되는 건 말씀대로 발사체 개발이 쉽지 않기 때문일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발사체 역사와 함께 하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동안 발사체를 개발하면서 많은 어려운 상황들이 있었을텐데요. 어떤 것이 가장 어려웠나요?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밤새워 얘기해도 다 못할 것 같습니다. 발사체기술은 이중용도 기술입니다. 즉 위성을 발사할 수도 있지만 ICBM 같이 무기로도 사용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때문에 발사체기술은 국가간 기술이전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체 개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액체로켓은 국내에서도 처음 시작하는 분야라서, 말그대로 맨땅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설계/제작/시험 관련한 자료가 국내에는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처음부터 만들어 나가는 과정들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아무도 가지않은 길을 새로 만들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김민혜 기자]

나로호때는 액체엔진도 쓰였지만 2단에선 고체엔진도 쓰였습니다. 누리호때는 3단 모두 액체엔진을 쓰는데요. 고체엔진과 액체엔진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쉽게 설명을 해주신다면요?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고체엔진은 연료와 산화제가 혼합되어 고체형태로 추진제가 충전이 되어 보관됩니다. 따라서 고체로켓은 별도의 충전과정이 없이 필요할 때, 바로 발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무기계계에 주로 사용합니다. 단점으로는 비추력이 낮고, 추력조절도 불가능해서 중대형 위성발사에는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상에서 실수나 오류로 엔진점화가 되었을 때, 연소를 종료할 수가 없습니다. 고체추진제가 다 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 2003년에 브라질에서 고체로켓 시험중에 고체엔진이 오류로 점화가 되어서 폭발하는 바람에 연구진 21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반면에 액체엔진은 상대적으로 고체엔진보다 안전합니다. 밸브를 통해 액체추진제를 엔진에 공급하기 때문에 추력조절이 가능하고, 문제발생시 엔진 연소를 종료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추력이 높고 추력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대형 위성발사체에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엔진 재점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개의 위성을 한번에 발사할수 있고, 재사용 발사체 개발도 가능하게 됩니다.

[김민혜 기자]

발사대를 보니까 궁금한점, 엄빌리컬 타워 나로호때는 없던 시설인데 누리호를 위해서 추가 설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태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제어팀장]

나로호는 2단은 고체로켓이고 1단만 액체로켓이었기 때문에 별도의 엄빌리컬 타워가 필요 없었습니다. 누리호는 1/2/3단이 모두 액체로켓이기 때문에 각 단별로 엄빌리컬 연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타워를 설치한 것입니다.

[김민혜 기자]

네 팀장님 말씀 들어니보니 누리호 개발까지 정말 많은 연구진, 개발진들의 수고가 있었다는 것이 다시 한번 느껴지네요. 그런 의미에서 성공을 바라는 마음 더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잠시 뒤에 다시 찾아뵙고 대담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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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