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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째 계속되는 카불공항의 비극…2살 아기도 압사

세계

연합뉴스TV 일주일째 계속되는 카불공항의 비극…2살 아기도 압사
  • 송고시간 2021-08-24 08:31:30
일주일째 계속되는 카불공항의 비극…2살 아기도 압사

[앵커]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한 뒤 유일한 탈출 통로가 된 카불공항에서는 아비규환의 모습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모의 품에 안겨 탈출하던 2살 아기도 군중에 밟혀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어왔습니다.

이봉석 기자입니다.

[기자]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조차 찾기 어렵습니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유일한 탈출 통로인 이곳으로 수만 명의 탈출 인파가 몰려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총소리까지 연달아 들려와 노숙하는 피란민들은 불안에 떨었습니다.

<아프간 피란민> "밖에서 탈레반이 총 같은 걸로 사람들을 때렸습니다. 사람들한테 다 얘기해줬습니다."

아수라장인 카불 공항에서 2살 아기까지 압사하는 등 비극적인 소식도 잇달아 들려오고 있습니다.

카불의 한 미국 회사에서 통역사로 일했던 한 여성은 가족, 친척들과 함께 공항 게이트 쪽으로 가다가 갈수록 불어난 인파 때문에 모두 땅바닥에 넘어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발길에 머리를 차이다 겨우 일어난 뒤 딸부터 찾았으나, 군중의 발에 밟힌 아기는 이미 숨진 뒤였다"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다른 피란민의 아기가 담장 철조망 너머로 미군에게 넘겨진 뒤 나중에 부모를 다시 만나게 된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안타까운 결말입니다.

지난 일주일간 카불 공항 안팎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만 20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엔 탈레반의 카불 입성 직후 이륙하던 미군 수송기 바퀴에 매달려 있다 공중에서 추락한 2명도 포함돼 있습니다.

탈레반 측은 혼란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모하마드 나임 / 탈레반 대변인> "카불 공항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걸 아실 겁니다. 왜일까요. 미국인들이 '이리 오세요. 우리가 당신을 미국으로 데려갈 것입니다.'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많은 사람을 고통이나 인명 손실 없이 대피시킬 방법은 없다"며 혼란의 불가피성을 강조했습니다.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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