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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도운 죄"…탈레반, 통역 아프간 가족에 사형선고

세계

연합뉴스TV "美 도운 죄"…탈레반, 통역 아프간 가족에 사형선고
  • 송고시간 2021-08-24 15:28:07
"美 도운 죄"…탈레반, 통역 아프간 가족에 사형선고

[앵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무장조직 탈레반이 미군에 협력했던 통역사 가족에게 사형 판결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 대사관 현지인 직원들도 국외 대피에 어려움을 겪자, 차라리 탈레반 총에 맞는 게 낫겠다고 절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정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후 외국인과 일한 아프간 현지인에게 사면령을 내렸지만, 이를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누라가 하시미 / 전 영국군 통역사> "(제가 아프간에 있었다면) 탈레반은 저를 죽였을 거예요. 모든 사람들이 탈레반이 무엇을 할지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처음 탈레반은 사람들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1996년 때와 같은 짓을 또 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미군 조력자에 대한 탈레반의 보복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탈레반은 미군 통역으로 활동했던 아프간 주민의 가족에게 사형판결을 전하는 통지문을 보냈다고 CNN방송이 전했습니다.

"통역으로 일한 가족의 신변 안전에 도움을 주고 미국을 도왔다"는 혐의입니다.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 현지인 직원들도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국외 대피를 위해 카불 공항으로 이동했지만, 공항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탈레반으로부터 구타, 욕설 등을 당하는 등 극도의 공포와 고난을 겪자, "차라리 탈레반의 총에 죽는 게 더 낫겠다"며 절규했다고 미 NBC방송이 보도했습니다.

탈레반이 자신의 집에 추가 심문을 하겠다는 의미의 스프레이 표시를 했다는 직원도 있습니다.

앞서 미 정부는 탈레반과 대화를 통해 미국인은 물론 적법한 서류를 갖춘 아프간 현지인의 공항 진입을 허용하도록 했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연합뉴스TV 정선미입니다. (sm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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