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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다롄의 '일본풍 거리' 논란…"역사 잊었나"

세계

연합뉴스TV 中, 다롄의 '일본풍 거리' 논란…"역사 잊었나"
  • 송고시간 2021-08-30 21:34:20
中, 다롄의 '일본풍 거리' 논란…"역사 잊었나"

[뉴스리뷰]

[앵커]

올해 초 강원도에서 추진했던 중국풍 관광시설이 반대 여론에 밀려 취소된 일이 있었는데요.

중국 다롄에 일본풍 거리가 조성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다롄이 과거 일제 침략을 받았던 곳이라는 점에서 중국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요.

베이징 임광빈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벽에 걸린 조명등과 고양이 조형물.

언뜻 일본인가 싶은 이곳은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의 항구도시 다롄에 조성된 일본풍 거리입니다.

한 부동산 업체가 60억 위안, 우리 돈 1조 원을 들여 조성한 거리인데, 일본인 건축가들이 교토의 모습을 본떠 설계했습니다.

일본의 거리를 완벽히 재현하기 위해 일본 업체나 일본과 합작한 업체만 입점을 허용했습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가운데, 일본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업 첫날부터 관광객이 몰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는 불과 며칠 만에 급반전됐습니다.

과거 일제의 침략을 받았던 다롄의 역사적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 겁니다.

다롄과 가까운 뤼순 지역의 경우 1894년 청일전쟁 당시 최소 2천 명에서 2만 명 사이의 중국인이 일본군에 학살되는 등 1945년까지 일제 침략의 피해를 봤던 곳입니다.

이 때문에 "거리 이름을 '국치 거리'로 바꾸라"는 등 중국 누리꾼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현장음> "과거 중국의 인민과 동북의 인민들이 침략받고 살해당한…다롄은 그런 잔인한 역사가 있지 않습니까?"

중국에서는 재작년과 지난해 장쑤성 쑤저우시와 광둥성 포산시에 일본풍 거리가 관광지로 조성된 바 있습니다.

다롄의 역사적 특수성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이 더 확산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앞서 중국의 유명 배우 장저한은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논란이 된 뒤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된 바 있습니다.

또 드라마 '황제의 딸'과 영화 '적벽대전'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배우 자오웨이 역시 욱일기가 그려진 옷을 입은 20년 전 드레스 사진이 공개돼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임광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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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