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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98% 대피…아프간 조력자들은 대거 남겨져

세계

연합뉴스TV 미국인 98% 대피…아프간 조력자들은 대거 남겨져
  • 송고시간 2021-09-03 11:25:02
미국인 98% 대피…아프간 조력자들은 대거 남겨져

[앵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전 때 아프간인 조력자 상당수를 대피시키지 못했다는 미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국인은 거의 다 빠져나온 것과 대비되면서 보호에 소홀했던 것 아니냔 비판이 나오는데요.

워싱턴 이경희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인은 물론 미국을 도운 현지 조력자들의 대피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지난달 20일)> "미국인들을 대피시키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인정합니다. 그러나 특별이민비자 보유자와 같은 현지에서 미국을 도운 사람들도 똑같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피 작전이 끝난 지금 98%가 대피에 성공한 미국인과 아프간 현지인의 상황은 대조적입니다.

지금까지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대피시켰다고 밝힌 인원 12만 여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아프간인인데, 워싱턴포스트는 이 중 미국이 현지 조력자에게 발급하는 특별이민비자, SIV 보유자는 7천 명에 불과하다고 국방부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현지 조력자와 그 가족을 포함한 SIV 대상 인원이 8만 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대피에 성공한 인원은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물론 미국이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볼 때 다수가 현지에 남겨진 것으로 보입니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도 미국에 협력한 현지인 다수가 아프간에 남겨진 것 같다고 시인했다고 CNN방송이 전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대피 초기 SIV 신청자에 우선순위를 두려 했지만 여건상 인력과 시간이 부족했고 결국 나중에는 미국인 대피를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자국민을 우선하며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는 아프간인 대피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래의 동맹이 되길 원하는 나라에 미국은 최종적으로 그들을 보호하지 못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미국으로 온 아프간인 다수가 '인도적 가입국자' 신분이어서 난민에 적용되는 혜택을 주지 못하는 제도적 맹점이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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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